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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저출산 쇼크①] 유통업계, 프리미엄 힘주고 여성친화경영으로 출산‧육아 장려


입력 2023.02.28 07:05 수정 2023.02.28 07:0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골드키즈’ 수요↑…키즈 전문 매장 늘리고 명품 브랜드 확대

출산‧육아 지원제도 도입하고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식 개선 노력

신학기 가방을 고르는 고객 모습.ⓒ신세계백화점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년간 저출산 해결을 위해 280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유통업계는 대표적인 내수 소비 업종으로 출산율 저하에 따른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에 업계는 유아, 어린이에 맞춰진 사업 비중을 줄이기 위한 사업다각화는 물론 ‘골드키즈’ 수요를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접적인 대응 외에도 출산, 육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통, 식품, 패션 등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저출산 대책과 활로 모색 방안에 대해 짚어본다.[편집자주]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유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업종 특성 상 소비 인구가 일정 부분 유지돼야 해서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경우 내수 비중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다른 업종처럼 해외진출을 통한 활로 모색도 어렵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의 생존전략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사회 인식 개선을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압축된다.


한 자녀만을 둔 가정이 늘면서 생겨난 ‘골드키즈’ 현상은 유아동 상품 시장의 신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아동복 등 패션부터 완구, 교육에 이르기까지 주요 소비재 산업 전반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특히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가족에 주변 지인들까지 합세해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이른바 텐 포켓(ten pocket) 트렌드로 옮겨 붙으면서 프리미엄 상품의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이달 신세계백화점의 아동 장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0% 증가했다.


롯데‧현대백화점도 20% 이상 매출이 늘었고 명품 키즈 브랜드의 경우에는 40~50%로 일반 브랜드 대비 두 배 가까이 신장했다. 작년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출산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키즈 상품군 매출은 명품 키즈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명품 키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그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아동 매장 전경.ⓒ현대백화점

이에 백화점, 아울렛 등 대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키즈 전문 매장을 확대하고 명품 브랜드 입점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이달 24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베이비 디올 매장을 선보였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7일 국내 최초로 프랑스 유아동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아뜰리에슈(Atelier Choux)’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는 아뜰리에슈 오픈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프리미엄 유아용품 장르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가부, 스토케 매장을 1.5배 확대하는 동시에 영국의 애착인형 브랜드 ‘젤리캣’도 별도 매장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출산‧휴직 부담 줄여주는 지원 프로그램 제도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남성 육아휴직 확대, 임산부 대상 단축(유연)근무제 도입을 비롯해 임신 직원에 육아용품을 제공하는 등 조직 내 출산, 육아를 장려하는 분위기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매장 내 별도 보육시설을 확보하고 경력 단절 방지를 위한 희망부서 우선 배치제도 같은 출산 후 육아 지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여성 직원들이 안심하고 출산 및 휴직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18년 7월부터 출산을 앞둔 남여 직원들에게 출산 축하 선물을 주는 ‘SSG 마더박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유쿠션, 배냇저고리, 겉싸개, 모빌 등 육아용품을 한 데 모아 직원들 집으로 배송해 준다.


현대백화점은 육아용품 선물과 출산축하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남직원이 육아휴직 시 3개월간 통상임금 100% 보전 등 ‘남성 육아참여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고객이 리조이스 심리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모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2017년부터 ‘리조이스 캠페인’을 통해 여성친화경영에 나서고 있다. 모든 여성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캠페인으로 롯데백화점의 대표적인 사회 공헌 활동 프로그램이다.


초기에는 백화점 사업부에서만 진행했다가 2021년부터 마트, 슈퍼 등 롯데쇼핑 전 사업부로 확대했다.


특히 리조이스 심리상담소는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일한 ‘심리 전문 상담소’로 센텀시티점, 동탄점 등 상대적으로 심리 상담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먼저 오픈했으며, 사회 공헌의 취지에 맞게 비용도 일반 상담소에 비해 합리적으로 책정해 많은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어 왔다.


작년 리조이스 심리상담소를 방문한 고객은 2000여명에 달했으며, 누적 상담 인원은 5000여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에는 IGDS(대륙간백화점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 지속가능성 & CSR 캠페인’ 어워즈에서 최우수 캠페인 10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통업 저출산 쇼크②] “출산율 줄고 경쟁심화까지”…유업계, ‘사업다각화’ 속도>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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