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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 힘들다는 ‘오페라의 유령’ 공연, 13년 만에 한국 유령 찾은 이유는…”


입력 2023.03.06 18:05 수정 2023.03.06 18:0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3월15일 부산 드림씨어터 개막...3개월 공연 후 서울로

마침내 한국의 유령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프로덕션은 초연 이래 21년 동안 단 두 차례만 성사됐다. 국내 단일 공연으로는 성사 자체가 힘든 초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무려 13년 만에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어 공연을 결정한 이유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에스앤코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 프로듀서는 6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멈추었을 때 오로지 한국에서만 공연이 진행되면서 한국의 공연계가 세계적으로 굉장히 주목을 받았다”면서 “또 그 사이 많은 한국 콘텐츠들의 글로벌적인 성과를 내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이번 공연이 성사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신 대표는 “‘오페라의 유령’은 오리지널 투어 공연이든, 한국어 공연이든 모든 비용과 노력이 똑같다.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이 나는 작품임에도 짧은 기간 한국 공연을 하도록 한 원제작사의 결정은 한국 공연계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함께 자리한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 역시 “처음 한국어 공연을 올렸던 2001년도의 한국 공연계는 굉장히 작은 시장이었다. 그 작았던 시장이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붐이 일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어마무시한 성장을 이뤄냈다”면서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 프로덕션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이기도 하다. 2019년 투어 공연 당시 인터뷰에서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 관객들을 ‘연애’하는 관계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은 ‘결혼’을 했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확대한 작품으로 꼽힌다. 2001년 초연 당시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관객 24만명을 동원하며 뮤지컬 산업화의 시작점이 됐으며, 지금까지 5차례의 공연을 통해 단일 작품 최초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심지어 팬데믹 당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오페라의 유령’ 투어 공연이 진행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팬데믹 당시를 회상하면서 “공연의 기간이 축소되고, 연기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공연장이 있었던 대구에서는 감염률이 높았을 때였고, 다른 나라는 감염률이 낮았던 시기라 그 때는 ‘가장 위험한 나라에 왔다’는 생각도 했는데 2~3주 한국에서 지내다 보니 ‘가장 안전한 나라에 와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적으로 공연을 멈춘 상태에서 유일하게 우리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당시 공연에서 배우 2명이 양성이 나와서 2주 격리를 했는데, 세계적으로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그때 우리가 한국에서 어떠한 시스템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안전하게 방역 지침을 지키고 있는지 말했다”면서 “한국은 모두 한 마음으로 공동 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페라의 유령’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각각 1986년과 1988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다. 전 세계 188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누적 관객만 1억 4500만명이나 된다.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오페라의 유령’이 오랜 기간 흥행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 해롤드 프린스의 연출, 질리안 린의 안무를 비롯해 무대 및 의상 디자인이 합쳐진 걸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출과 음악, 안무, 무대 및 의상 등이 합쳐진 걸작인 동시에 이 작품에는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작품의 스토리, 줄거리 자체가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라며 “작품에서 보여지는 깊이로만 보면, 인물이나 작품의 감정 상태와 공감대가 관객들과 큰 유대감이 형성되면서 본인들도 모르던 감정을 깨우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데니 베리 협력 안무는 “이야기 자체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어떤 국적, 나라에도 구애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열렬한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고, 거절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해본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깊은 감정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번 한국어 공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한국 배우 특유의 열정이 있고, 작품에 어울리는 깊은 감정도 소유하고 있었다. 그들과 작업하고 지켜보는 입장에서 흥미롭고 설레는 과정이었다”면서 “온라인으로 캐스팅을 해야 하다 보니 굉장히 긴장되는 과정이었고 걱정도 많았다. 제대로 캐스팅 한 것이 맞는지 걱정했지만 한국에 와서 연습을 하면서 당당하게 ‘예스’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유령’ 역의 조승우, 전동석, 김주택에 대해 “연기에 특화된 조승우, 뮤지컬을 주로 해오던 전동석, 성악을 전공한 김주택 등 세 명의 유령만 봐도 굉장히 다른 예술분야의 사람들이다. 그만큼 개성과 매력도 모두 다르다”고 평했다. 데디 베리 협력 안무는 “유령 외에도 크리스틴, 라울, 마담 지리 등을 비롯해 앙상블도 너무 훌륭하다.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서포트를 굉장히 탄탄히 해주는 분들이다. 이들이 없으면 공연이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은 3월25일부터 6월18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이후 서울 샤롯데씨어터(7월14일부터 11월17일까지)로 장소를 옮겨 공연을 이어간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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