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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말 많았던 감독 클린스만, 신뢰 먼저 얻어라[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3.11 07:40 수정 2023.03.11 08:32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공격축구 철학과 아시안컵 우승 등 굵직한 목표 내걸어

논란 해명 후에도 국가대표팀 감독 자질 물음표 여전

클린스만 감독 행동으로 보여주며 신뢰 쌓아야 '롱런'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일 경기도 파주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1-0보다 4-3으로 이기는 것을 선호한다.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과 월드컵 4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 1시간 진행된 회견 내내 미소를 머금으면서도 아시안컵과 월드컵 목표를 밝힐 때는 냉정하고 당찼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중 가장 명성이 높은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시절 독일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다. 은퇴 후 독일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06 독일월드컵 3위, 미국 축구대표팀에서는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일군 업적과 달리 감독 클린스만 신뢰도에는 물음표가 많이 달렸던 게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자신의 과거 이력으로 인해 생긴 물음표를 지우려는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택 근무’ ‘SNS 사임’ ‘경력단절’ 등 논란이 됐던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며 약속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감독으로서 당연히 한국에 거주한다”면서도 “코치들은 해외에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것이고 온라인을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 선수가 있는 곳에 코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헤르타 베를린(독일) 감독 사임 과정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취임 100일도 되지 않은 때, 구단과 상의 없이 개인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전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것에 대해 “나 역시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공백이 길다는 지적에는 “공백 기간 경영학 공부를 했고, 기술연구그룹에서 활동하는 등 축구계 일도 했다”고 답했지만, 여전히 감독 클린스만에 달린 물음표는 많다.


2018년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 선임될 때도 물음표는 달렸지만, 당시에는 김판곤 국가대표선임위원장이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과 전문성을 상세히 밝혔고, 선임 기준에 충족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신뢰를 얻었다. 벤투 감독도 한국에 체류하고 K리그 현장을 누비면서 직접 선수들을 관찰하고 발굴해 월드컵 16강 위업을 달성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9일 경기도 파주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가뜩이나 자질을 놓고 물음표가 달려있던 인물인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 감독 때와 달리 대한축구협회 내부 선임 시스템을 통해 깔끔하게 확정됐다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왜 클린스만인가’에 대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속 시원한 설명도 없었다.


어찌됐든 클린스만 체제 아래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새로운 출항에 나선다.


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4강 등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역시 신뢰도 높이기다. 초반 평가전 성적 등이 좋지 않을 때 어떤 감독보다 더 거센 비판을 들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신뢰를 쌓는다면 '스타 출신' 클린스만에게도 충분히 시간이 주어질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임기를 꽉 채우고 월드컵에서 성공한 선례가 있는 만큼 초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들이 진심이었음을 행동으로 보여줄 차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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