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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의 두번째 '센스 외교'…인니 정부, 함박웃음 지은 이유?


입력 2023.03.20 15:00 수정 2023.03.20 16:10        데일리안 인도네시아 =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블랙핑크'·'777손톱깎이' 등 취향저격 선물 전달

만찬장 한-인니 두 장관의 환상적인 하모니

원희룡 "인니와 진정한 우정·가족애로 함께"…진심 어린 격려

LRT 1단계 시승 후 언론과의 인터뷰가 끝나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주지사 대행에게 한국에서부터 준비한 기념선물을 전달하고 있다.ⓒ데일리안 인도네시아 원나래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두 번째 해외 출장지는 인도네시아였다. 신수도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인니를 방문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한국과 인니간 인프라 개발 협력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3박5일로 진행된 이번 출장길에서 원희룡 장관은 원팀코리아 단장으로 단 1분 1초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줄줄이 고위급 면담 행보에 나섰다.


특히 이번 출장길에 함께 한 기자의 눈에 띈 것은 단연 원 장관의 '센스 외교'였다. 외교적 센스가 돋보이는 답변은 물론, 국내 기업과 인니 정부 관계자들을 서로 소개하는 단어들도 위트가 넘쳤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출장 첫 일정으로 진행된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인도네시아 원나래기자

원 장관은 출장 첫 일정으로 진행된 '한-인니 New City 협력포럼'에서 바수키 하디물로노 공공사업주택부 장관을 인니로 통하는 '메인 게이트'(Main Gate),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인니 대사를 '마스터 키 맨'(Master Key man)에 각각 비유하며 "인니 정부로 통하는 문과 열쇠"라고 설명했다.


이에 바수키 장관 역시 "한국을 정말 자주 방문하면서 친구들도 많고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웃으며 화답했고, 원팀코리아 모두를 그날 저녁 만찬장에 초대했다.


만찬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에서 드럼을 맡았다던 바수키 장관이 드럼 연주를, 그 반주에 맞춰 원 장관은 'Love me tender' 노래를 부르며 한-인니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들려줬다.


원 장관은 바수키 장관을 "인니의 형님"이라고 불렀고, 바수키 장관 역시 원 장관을 "My Friend(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서로 내내 두터운 친분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바수키 장관이 초대한 만찬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데일리안 인도네시아 원나래기자

다음날 원 장관의 행선지는 LRT(경천철) 1단계(1A노선) 시승을 위한 자카르타 벨로드롬역이었다. 이 사업은 국가철도공단과 LG CNS 등 국내 기업이 만들었으며 4년 전 완공·개통했다.


이날 원 장관은 헤루 부디 하르토노 자카르타 주지사 대행과 LRT를 함께 시승했는데, 자카르타 주지사가 LRT를 탑승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헤루 부디 하르토노 자카르타 주지사 대행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에 현지 언론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당시 원 장관과 주지사 대행의 LRT 시승을 취재하기 위해 온 우리 언론사와 현지 언론사들로 열차 칸은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다.


시승 후 언론과의 인터뷰가 끝나자, 원 장관은 주지사 대행에게 한국에서부터 준비한 기념선물을 전달했다.


십장생이 그려진 김상윤 작가의 '나전액자'와 인니에서도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BTS(butter)'·'블랙핑크(born pink)' 앨범이었다.


원 장관은 선물을 전달하며 "블랙핑크는 자카르타의 교통체증을 느낄 수 없을 거다.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더 빠른 발을 제공하겠다"고 말해 인니 관계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원팀코리아가 방문하기 3일 전 블랙핑크 자카르타 콘서트가 열렸고, 티켓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콘서트가 성황을 이뤘다는 현지 주재원들의 후일담도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 중인 발릭파판 정유공장 건설현장 방문해 국내 제품인 777 손톱깎이(쓰리세븐 손톱깎이)와 함께 한국 과자들이 가득 들어있는 스낵박스를 선물했다.ⓒ데일리안 인도네시아 원나래기자

원 장관의 다음 행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 중인 발릭파판 정유공장 건설현장 방문해 우리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일이었다.


원 장관은 국내 제품인 777 손톱깎이(쓰리세븐 손톱깎이)와 함께 한국 과자들이 가득 들어있는 스낵박스를 선물하며 "이 손톱깎이처럼 정밀하게 작업해 한국에 달러를 많이 벌어달라"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손톱깎이는 주재원들에게 현지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데 구하기 어려운 선물은 무엇인지 사전에 미리 조사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는 LH가 인니 신수도 지역에 참여 중인 공무원주택 건설 공사에 대한 공기를 여유있게 늦춰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자국의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인니가 '24.8월 준공을 요구하면서 일정상 빠듯한 공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동칼리만주 누산타라에 위치한 신수도 원점에서 인니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인도네시아 원나래기자

마지막 일정으로 찾아간 동칼리만주 누산타라에 위치한 신수도 원(元)점에서는 "인니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자"고 약속했다. 그는 "신수도 프로젝트를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한국이 해줄 수 있는 인프라 투자와 여러 가지 기술, 인니 자체적으로 인적 역량을 키우는 방안 등에 대해 진정한 우정과 가족애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트럭에도 에어컨이 없는 현실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걱정하며, "마음 같아선 한국의 건설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얼음조끼'라도 제공하고 싶다"고 진심 어린 우려와 격려를 쏟았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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