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끝내기로 준결승을 통과한 일본이 결승전 선발로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아닌 좌완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낙점했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멕시코전에서 9회말 무사 1,2루에서 터진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2타점 끝내기 적시타로 6-5 승리, 대망의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14년 만에 WBC 결승에 오른 일본은 22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충돌한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드림 매치’라는 표현까지 붙을 만큼 강한 두 팀이 만나게 됐다.
일본 이후 첫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미국의 선발투수로 KBO리그를 거친 우완 메릴 켈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의외의 투수를 선발 예고했다.
일본은 지난 16일 이탈리아와의 8강 선발로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썼다. 4강 멕시코전에서는 사사키 로키(22·지바롯데 마린스)가 선발 등판한 뒤 사와무라상에 빛나는 선발 자원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를 투입했다.
결승전 선발 등판이 가능한 자원으로 다르빗슈와 이마나가가 꼽혔고 이중 경험이 풍부한 다르빗슈의 출격이 유력했지만, 구리야마 감독은 이마나가를 택했다. 2019년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뛰었던 이마나가는 좌완으로 150km의 강속구를 뿌린다. 지난 시즌 21경기 선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26.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4.
이번 WBC에서는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25. 유일한 실점은 선발 다르빗슈에 이어 등판한 한일전에서 박건우에게 얻어맞은 솔로 홈런이다.
총력전을 예고한 상태라 선발투수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위기가 오면 다르빗슈는 물론이고 오타니 투입도 고려할 수 있다. 두 투수 모두 지난 16일 8강전 등판 이후 5일 휴식을 가졌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
오타니 소속팀 LA에인절스의 필 네빈 감독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타니가 4강과 결승전에서는 투수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오타니 의사를 존중하겠다”며 등판 가능성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이탈리아를 꺾은 뒤 오타니는 “준결승 등판은 무리다. 결승전 선발도 어렵다. 하지만 결승 경기 중 등판할 준비를 하고 싶다. 결승전은 대회 마지막 경기”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날 4강을 마친 뒤에도 “정신적으로는 준비가 되어 있다”며 출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