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일단', 일본 국회의원도 한 명도 못 만나
文정권 외교장관 입장을 "개인의 돌출발언" 폄하
日 네티즌들조차 "윤정권 타도 위한 실적 만들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확인하겠다며 방일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방일단이 도쿄전력 본사도 방문하지 못하고 일본 국회의원도 만나지 못하는 '빈손 방일'을 시작했다.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6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입국 직후 탈원전 운동에 매진해왔다는 일본 모 대학의 명예교수, 양이원영 의원이 환경운동연합에 있을 때부터 교류했다는 일본 시민단체 대표 등 민간인들과 면담했다.
'책임 있는 관계자'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들은 도쿄 지요다구(千代田区)에 소재한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하려 했지만, 경비원들은 '사전 약속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부터 사전 면담 약속이 돼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도쿄전력 본사앞 길거리에서 한글로 된 펼침막을 펼친 채 약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도쿄전력에 전달하려던 요청이 담긴 서한은 본사 사옥 앞에서 이 회견을 바라보던 한 직원에게 건넸다고 한다.
한일의원연맹에 소속된 일본측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과의 면담도 불발했다. 이들은 7일 후쿠시마(福島)로 이동해 원전 인근을 방문한 뒤, 기초자치단체 의원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의원은 우리나라의 구의원·군의원에 상당하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날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내용을 토대로 발표한 중간보고서에서 "일본 당국이 환경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세워둔 프로그램은 신뢰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방사선 보호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AEA는 올해 일본의 방류 개시 전에 최종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길거리 약식회견에서 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위성곤 의원은 "우리가 만난 일본 전문가도 '신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더라"고 주장했다. 문재인정권 당시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IAEA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 (방류가) 된다면 굳이 반대할 것은 없다"고 답변했던 점에 대해서는 "개인의 돌출적 발언"이라고 폄하했다.
이날 일본 주요 매체들은 한글로 된 펼침막을 들고 도쿄전력 본사앞에서 이뤄진 민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연합뉴스에 상당하는 교도통신(共同通信) 정도가 "한국의 최대 야당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이 6일 일본을 찾아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해 원전 해양수 방출에 관한 자료제공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건넸다"며 "의원들은 토덴(東電·도쿄전력의 줄임말)에 면회를 요구했지만 거절됐다"고 타전했다.
일본의 포털사이트 야후 재판에 송고된 해당 기사의 댓글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윤정권 타도를 위한 실적 만들기의 방일(尹政権打倒のための実績作りの来日)"이라며 "일본이 상대를 할 필요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