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역대 최장시간, V리그 역사상 9번째 업셋 우승
3위팀이 PO 거쳐 우승까지 도달한 사례는 이번이 3번째
한국도로공사가 여자배구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흥국생명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시간이 넘는 대접전은 많은 역사를 만들어냈다.
먼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먼저 내준 팀의 우승은 이번이 최초. 특히 1~2차전을 패하고도 5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간 사례 자체가 처음이었기에 도로공사의 뒤집기 쇼가 더욱 극적일 수밖에 없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장 시간 경기이기도 했다. 마지막 득점을 올린 박정아의 스파이크가 성공되는 순간, 2시간이 훌쩍 넘는 158분으로 집계됐다. 종전 기록인 139분(2018년 3월 23일 도로공사-IBK기업은행)보다 19분이나 더 긴 승부였다.
긴 경기 시간이었음에도 관중들과 배구팬들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틈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교롭게도 4세트까지 모든 세트가 25-23의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지막 5세트 역시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15-13의 점수가 만들어졌다.
V리그는 정규 시즌 1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 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고 꼭 통합 우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로화가 되어 재출범한 2005년부터 업셋이 발생했다. 당시 정규 시즌 2위였던 KT&G(현 KGC인삼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챔프전 직행했던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거두며 업셋을 이룬 바 있다.
이후 2013-14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4시즌 연속 2위팀이 1위팀을 꺾는 파란이 이어지며 기적을 연출해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정규 시즌 1위팀의 우승 확률은 47%(17회 중 8회)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2~3위팀이 1위팀을 꺾은 사례가 9번으로 오히려 더 많다.
이번 도로공사처럼 정규 시즌 3위에 그쳤으나 플레이오프의 불리함을 뚫고 끝내 우승까지 차지한 사례 역시 세 번째다. 2007-08시즌 GS 칼텍스가 처음 기적을 만들어낸데 이어 이듬해였던 2008-09시즌 흥국생명이, 그리고 이번 시즌 도로공사가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특히 2007-08시즌 GS 칼텍스는 당시 정규 시즌 1위였던 흥국생명을 꺾었고, 이듬해 3위였던 흥국생명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챔프전에 직행했던 GS 칼텍스를 상대로 복수극을 완성했는데 당시 챔피언결정전 MVP가 김연경이었다. 그리고 이때를 끝으로 배구 여제의 V리그 우승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