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 약 2.5배 증가할 때 맥주 수출 절반 이상 감소
막걸리 수출 10년 전 대비 절반 수준
'K-리큐어 수출지원협의회' 출범…주류 수출 전방위 지원
최근 라면, 김치 등 한국 식품의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주류는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와인, 위스키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주류 수입은 크게 증가한 반면 맥주를 비롯해 소주, 막걸리 등 국내에서 생산한 주류 수출은 최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주류 수입과 수출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14일 데일리안이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해 최근 5년간 와인, 위스키, 맥주, 소주, 막걸리(탁주) 등 5개 주요 주류 수출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무역수지 적자가 약 2배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와인, 위스키, 맥주 등 3개 주종의 수입액은 7억3569만 달러로 같은 해 맥주, 소주, 막걸리 등 3개 주종 수출액 2억6442만 달러 대비 약 2.8배 많았다.
그러나 2022년 3개 주종 수입액은 9억6259만 달러로 증가한 반면 수출액은 1억7848만 달러로 줄어 격차가 약 5.4배에 달했다. 5년 새 무역적자는 약 2배가량 확대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와인, 위스키, 하이볼 등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3개 주종 수입액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종별로는 2018년에서 2022년 사이 와인이 142.3%로 수입액이 두 배 넘게 늘었고, 위스키는 72.2% 증가했다. 와인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하다가 작년 주춤한 반면 위스키는 2020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오픈런은 물론 품절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가의 수배 비싼 수준에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만큼 올해도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반면 맥주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수입액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만 해도 일본 맥주는 수입맥주 시장의 부동의 1위였지만 불매운동 여파로 사실상 주요 판매채널에서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2018년의 경우 와인, 위스키에 비해 맥주 수입액이 두 배 이상 많았지만 2022년에는 3개 주종 중 수입액이 가장 적었다.
국내 주류의 수출시장은 수입시장과 정반대다. 2018년 가장 큰 수출액(1억5444만 달러)을 기록했던 맥주는 2022년 6947만 달러로 절반 이상 수출액이 줄었다.
소주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소폭 감소하다 작년 반등에 성공하면서 5년간 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막걸리는 2018년 1241만 달러에서 2022년 1568만 달러로 26.3% 증가했지만 금액 비중이 워낙 적은 탓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최근 5년간 26% 증가하긴 했지만 10년 전인 2012년 수출액이 3689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한편 주류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되면서 국세청을 비롯해 민간 주류기업들은 지난 11일 민·관 합동의 'K-리큐어 수출지원협의회'를 출범, 전통주·중소 주류제조업체 수출 지원에 나섰다.
협의회에는 박성기 막걸리수출협의회장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공동단장으로 수출 선도기업과 외식경영 전문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국산 위스키 개척자인 김창수 김창수위스키증류소 대표, 이화선 우리 술 문화원장 등도 참여한다.
국세청은 앞으로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를 통해 ▲대한민국 술 브랜딩 ▲대기업과의 상생 생태계 구축 ▲주류제조 교육·기술 지원 강화 ▲찾아가는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