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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先)교통·후(後)입주 원칙 실현하는 수석대교 건설, 원안대로 착공 서둘러야


입력 2023.04.15 07:52 수정 2023.04.15 07:54        이도환 기자 (dohwan@dailian.co.kr)

주광덕 남양주시장

주광덕 남양주시장.ⓒ남양주시

남양주시의 아침 풍경을 보자. 많은 시민이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선다. 광역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도로로 나오지만,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에 금세 멈춰 서게 된다. 매일 이렇게 마음만 급한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면서 ‘언제쯤에나 좋아지려나…’ 한숨을 짓는다.


남양주·구리는 물론 인접 도시의 많은 주민이 매일 서울로 출퇴근한다. 이로 인해 해당 시간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교통 체증은 지금도 심각하다. 향후 남양주시는 많은 인구 유입이 예정된 상황이기에 수석대교가 신설되지 못한다면 일대의 교통대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2018년 12월,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과 더불어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전에 이뤄진 대규모 택지개발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온 ‘교통’에 대해 주민 편익을 높이는 방향의 방안 마련을 강조했다. 특히 광역교통망을 충분히 갖춰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아져 있다. 이를 위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를 통해 지자체간 이견으로 지연된 핵심 사업들의 추진력 확보나 제도 개선은 물론 ‘선(先)교통·후(後)개발(입주)’ 원칙을 공고히 할 것도 밝혔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지구에 대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알렸다. 서울 강동구까지 연결돼 있는 9호선의 남양주 왕숙 연장을 포함한 별내선 연장, 상봉~마석 셔틀열차 운행, 한강교량 신설 등을 비롯해 버스, 도로 인프라 개선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2조 3000억 원에 이르는 재원을 확보·투입해 서울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등 교통 불편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보인 것이다.


여러 대책 중에서도 한강 교량 신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바로 한강의 29번째 다리(한강 교량은 총 31개로, 이 중에서 순수 철도 교량 3개를 제외하면 28개의 교량이 있다)가 될 수석대교 건설이다. 이 교량은 강동대교와 미사대교 사이(1.2㎞ 구간)에 위치해 남양주시 수석동과 하남시 미사동을 연결하며, 접속부 올림픽대로 확장(강일IC~선동IC 0.8km, 8→10차로)도 포함해 계획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왕숙지구 및 양정역세권 개발 이익 3225억 원이 투입되며, 2024년 착공하고 2028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 개발로 인해 강변북로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로 향후 더욱 집중될 교통량을 올림픽대로로 분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대책 수립 당시 선동IC 입체 교차로 개설을 포함하는 6차로가 계획됐었으나, 하남시의 극심한 반대로 국토교통부가 미사강변대로 연결을 제외하는 4차선 교량으로 계획을 확정했다.


그런데 한강을 두고 남북으로 마주 보는 남양주시와 하남시는 이 교량 건설을 두고 입장이 분명하게 나뉜다. 필자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남양주시는 이전부터 줄곧 원안인 6차로 건립과 선동 IC 직결,‘선(先)교통· 후(後)입주’원칙에 입각한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고 있다. 남양주는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왕숙 신도시(왕숙·왕숙 2지구, 1177만㎡, 인구 16만 명, 2028년 준공)가 당장 올해 6월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2026년경부터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머지않아 인구 100만명 돌파가 예상되기에, 기존 1·2기 신도시의 교통대란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석대교 건설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필자가 여러 차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이한준 LH 사장, 이성해 대광위 위원장 등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추진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반해 하남시는 수석대교 신설에 대해 ‘남양주 신도시의 교통편의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교량 건설로 남양주에서 차량이 넘어오면 선동 IC를 포함한 미사 강변도시(미사지구) 일대 올림픽대로 교통 대란 등 하남시에 일방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퇴계원~판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계획이 발표되는 등 당초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주변 교통 여건이 변했음을 강조하며 재검토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남양주시·구리시뿐만 아니라 이에 영향을 받는 하남 미사지구, 서울 강동구 등 일대 도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도 수석대교는 꼭 필요하다. 사업 추진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대 지역의 많은 주민이 심각한 교통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다. 현재 강동대교 또한 극심한 정체가 반복되는 상황이라 수석대교로의 교통량 분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서울 강동구도 수석대교 건설의 조속한 추진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것이다.


2019년 3월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발전을 위해 국토연구원, 서울연구원, 인천연구원, 경기연구원이 함께 ‘2040년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고, 올해 3월 계획(안)을 수립했다.


여기서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는 광역공간구조 구상을 위한 중심지 개편방안을 눈여겨봐야 한다. 권역 거점을 고양·성남·남양주·화성으로 계획하고, 격자‧순환형 발전축으로 연계한 다핵연계형 공간구조를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거점도시인 성남과 남양주 사이에 위치한 하남시는 전략거점 지역으로서 거점도시와의 교통‧물류‧인적 네트워크가 더욱 공고해지는 방향이어야 한다. 즉, 남양주시와 하남시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수석대교 건설은 국토계획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추진돼야 하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광역교통망 확충은 시민 불편 체감도가 높고,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기에 매우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미래에 대비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추진되지 못한다면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광역교통개선대책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비함은 물론 지역 간 교통 수요, 변화될 도시공간구조의 방향 등까지도 고려된 국책사업이기에 일관성 있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LH는 사장 직속으로 국민주거혁신실을 신설하고 ‘선교통계획처’도 수행부서로 뒀다. 또 3기 신도시 입주 전 광역교통개선대책 조기 이행을 위해 교통전문가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LH는 교통전문가 및 관련 지자체의 의견들을 지속 수렴해 수석대교 신설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는 등 사업을 합리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필자도 이에 적극 동의한다.


교량을 제때 건설하려면 교량 차선 등 도로 노선 지정 절차부터 선행돼야 한다. 쉽게 말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청사진도 시기를 놓치면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서둘러 협의에 들어가고 사업을 확정·추진해 나가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협의 지연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 수석대교 건설이 다시금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지역주민들의 우려를 씻어냄은 물론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최선의 결과를 맞이하길 바란다.


글/주광덕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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