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구조센터 내 30개체 수용
연말까지 1100개체 수용 공간 마련
충청남도 공주대학교 예산캠퍼스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국내 최초 ‘유기 야생동물 보호소’가 문을 열었다.
환경부는 17일 유기 야생동물 보호소 개소 소식을 전하며 별도 보호소(최대 30개체 수용)를 지어 야생동물이 실제 자연환경과 유사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유기 야생동물 보호소는 유기·방치된 야생동물 중에 국내 생태계 적응이 어려워 전문 시설에서 보호가 필요한 야생동물을 위한 시설이다. 유기 야생동물 외에도 야생성을 잃어 자연으로 복귀가 어려운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환경부는 “최근 개인적으로 소유하거나 전시할 목적으로 야생동물을 키우다가 유기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유기 야생동물은 구조돼 다시 개인에게 분양하더라도 다시 유기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생태계 교란 위험성도 있어 보호시설 생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야생동물 유기 건수는 2019년 204개체에서 2020년 309개체로 늘었다. 2021년 301개체에 이어 지난해 299개체가 버려지면서 해마다 300건 남짓 유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10개 광역지자체에 속한 야생동물구조센터와 협력해 유기 야생동물을 구조센터 내에 보호 중이다. 그런데 구조·치료 기능에 집중한 구조센터로서는 수용 능력이 적어 유기 야생동물을 보호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는 국내 최초로 유기 야생동물을 위한 별도 보호소(최대 30개체 수용)를 지어 야생동물이 실제 자연환경과 유사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는 구조센터 수용 능력 초과 등에 대비해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내부와 옛 장항 제련소 부지에 보호시설 2곳을 추가 건립 중이다.
올해 말 개소 예정인 국립생태원 시설에는 300여 개체, 2025년 말 개소 예정인 장항 제련소 보호시설에는 약 800개체 야생동물 수용이 가능하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유기되거나 부상에서 회복한 야생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자연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야생동물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버림받은 야생동물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책임으로, 유기 야생동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