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년 내 '리버버스' 도입 검토…행주대교 남단~잠실까지 30km 노선 운영 계획
전문가 "리버버스 최소 2번 환승해야, 시민들 선호도 낮을 것…기상 조건에 따라 서비스도 불안정"
"시 비교 템즈강, 한강 보다 강폭 작고…물 바로 옆이 전부 개발돼 배에서 내려 직장·상가로 이동 용이"
"이용자가 집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간다고 가정했을 때…지금 보다 시간적으로 우위에 있는게 중요"
서울시가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으로 김포시가 제안한 수륙양용버스 대신 '리버버스'를 대안으로 내놨다. 리버버스가 수륙양용버스보다 속도가 더 빠르고 수용인원이 200명 내외로 훨씬 많은 점을 고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리버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할 경우 환승을 수차례 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매력도가 떨어지고, 선착장에서 인근의 버스역이나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어 환승 접근성에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강에서 운용되는 리버버스 특성상 기상 여건에 따라 이용이 불가능할 경우가 많아 서비스 안정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김포시가 제안한 수륙양용버스는 육상과 수상을 자유자재로 운항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수송능력과 속도, 경제성을 고려했을 때 출퇴근 대중교통보다 관광용으로 적합하다고 결론 내리고, 대신 '러버버스'를 1년 내에 한강에 띄우겠다고 밝혔다.
리버버스는 40인승에 15km/h로 수송 능력에 한계가 뚜렷한 수륙양용버스와 달리, 1회 수송인원이 200명 내외인데다가 속도도 50km/h로 빨라 대중교통으로서 더 적합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시는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km 구간을 리버버스 노선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버버스의 실효성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교통 패턴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2번 이상 환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그런데 리버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기본적으로 버스나 지하철에서 리버버스로 한 번 갈아타고, 리버버스에서 내린 뒤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야 한다. 리버버스 이용시 최소 2번의 환승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선호도가 굉장히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서비스 안정성 문제가 있는데, 한강의 폭은 템즈강의 몇 배는 될 정도로 폭이 넓고 유속도 빠르다"며 "어느 날 출근을 하려고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오늘은 기상 악화로 인해 운항하지 않습니다'라고 해버리면 누가 리버버스를 주요 출퇴근 수단으로 삼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시에서 참조한 템즈강과 한강은 지역 조건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며 "템즈강은 일단 강폭 자체가 한강보다 작은 데다가, 홍수를 대비해 유휴지가 많은 한강과 다르게 물 바로 옆이 전부 개발돼 있기 때문에 배에서 내려서 직장이나 상가 등 개발지로 이동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템즈강의 경우 내려서 계단 몇 개 올라가면 회사나 도심지가 나오는데, 리버버스 이용자가 잠실선착장에 내린다고 가정하면 연계되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회사나 기업들이 몰려있는 인근의 삼성동까지 편하게 갈 방법이 없다"며 "또한 승하차 시에도 지하철처럼 문이 여럿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반 배처럼 문이 하나라면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것에만 상당한 시간을 소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결국 이용자가 집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간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구축돼 있는 대중교통체계보다 시간적으로 우위에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다만, 서울시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