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상승 상위권 대부분 시총 5000억 하회
반대 매매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우려 확대
증시에 레버리지 리스크가 커질 조짐이다.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더해 수급이 쏠린 2차전지 관련주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천문학적인 수치로 증가한 것으로 관측되서다.
위험투자 선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적 변수가 산재한 만큼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8일 기준 19조45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5일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4거래일 연속 규모가 줄었다.
같은날 기준 위탁 매매 미수금 실제 반대매매는 389억원으로 지난 2021년 8월19일(421억원)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빌린 대출금을 만기까지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져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이 처분 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24일 SG증권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대량 매물이 쏟아진 이후 레버리지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반대매매 공포는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일부 종목의 빚투 규모가 100배 넘게 치솟고 있어서다.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42.40%(4670.60→6651.14) 올랐는데 최근 한 달(3월31~5월2일) 동안에도 10.74%(6006.21→6651.14) 올라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선호도 확산해 지난달 28일 기준 펨트론은 신용융자 잔고가 연초(2000만원) 대비 3만2600% 오른 65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기준 조선내화의 신용융자 잔고도 연초(2000만원) 대비 1만200% 올라 2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조선내화는 비철·목재, 펨트론은 정보기술(IT)섹터에 속한 종목이나 이들이 2차전지 관련주로 묶이자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불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펨트론은 세계 최초로 2차전지 리드탭 인라인 검사설비를 개발했고 조선내화는 2차전지 소재 생산 기업 포스코케미칼과 양극재 제조에 필수인 세라믹 용기 제작 합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 빚투 규모가 몰리 종목 대부분은 비교적 무게가 가벼운 중소형주다. SK증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신용융자 잔고 증가율이 높은 코스피·코스닥 상위 30개 종목 중 시총이 5000억원을 넘는 종목은 단 10종목에 불과하다.
증권가는 중소형 2차전지에 레버리지 투자가 몰린 만큼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내외적 변수에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활용이 크게 증가했음을 체감할 수 있다”며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신용융자를 제한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올해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증가해버린 기업은 증시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급락세가 연출될 위험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