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된 지난 2020년 1월 30일 PHEIC를 선포한지 3년 4개월 만이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긴급위원회 회의를 가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앞서 이날 보건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WHO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 청사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를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질병으로 관리하겠지만, 더 이상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요한 비상 상황으로 취급하지는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테워드로스 총장은“인구 면역력이 향상하고 사망률이 감소하며 보건시스템에 대한 압박이 완화되는 등 최근 1년 이상 코로나19 팬데믹이 하향세를 타고 있다”며“이 같은 추세로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PHEIC해제 배경을 설명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선언이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규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그리고 분기마다 WHO 내 국제 공중보건 규약 긴급위원회가 PHEIC 유지 여부를 검토한다.
이에 따라 한때 강력한 봉쇄를 촉발하고 전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한편 최소 700만명에 가까운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팬데믹이 상징적으로 종식됐다고 AP는 전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 세계에서 69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으며, 7억 6500만명 이상이 확진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억 명이 넘는 누적 확진자에 10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우리나라는 누적 확진자 수 3100만여명에 사망자 수는 3만 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WHO는 이번 비상사태 해제가 세계 보건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협이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동남아시아와 중동에서 환자가 급증한 것을 언급하며비록 코로나19 비상사태는 끝났지만,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또 위험에 처한다면 전문가들을 소집해 상황을 재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