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버려진 배터리도 다시 보자"…‘돈되는’ 폐배터리 사업 각축전


입력 2023.05.08 11:23 수정 2023.05.08 11:44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2030년 약 71조→2040년 약 231조 성장

전기차·배터리 시장 대비 아직 '블루오션'·…기업들 선제적 대응

배터리 이미지 ⓒ픽사베이

전기자동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향후 무수히 쏟아질 폐배터리에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자동차 수명주기를 감안하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또한 전기차 시장과 같은 매서운 성장세를 보일 게 기정사실화되면서, ‘금맥’을 캐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거세졌다.


8일 배터리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535억6900만달러(한화 약 70조 8879억원)에서 2040년 1741억2000만달러(한화 약 230조5523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판매되는 전기차와 함께 전기차의 폐차 대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1세대 전기차가 폐차되는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의 폐차 대수는 현재보다 급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시장 전망에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재빠르게 ‘미래먹거리’로 점찍었다. 이미 덩치가 커진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과 달리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아직 그 누구도 선점하지 못한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특히 배터리 원료 하나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기에, 이 사업이 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주로 수명이 다된 배터리를 양극, 음극, 분리막 등으로 분해해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등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복잡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파트너 찾기 분주


기업들이 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지분투자나 합작법인을 통해서다. 단시간에 폐배터리 처리 기술을 확보하긴 어려워 스타트업이나 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코발트 생산 기업 화유코발트와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세웠다.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양극재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니켈, 코발트, 리튬을 추출할 계획이다.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업체인 성일하이텍과 함께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첫 상업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그룹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지난해 정식으로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자회사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부터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배터리 회수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협업해 기술 역량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에 무게를 싣기 시작한 포스코그룹은 GS그룹과 만났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는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을 설립하기 위해 총 1700억여원을 투자했다. 지분은 포스코홀딩스가 51%, GS에너지가 49%를 갖는다.


합작사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 배터리 진단·평가·재사용 등 같은 배터리 관련 서비스 플랫폼(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리사이클링 스타트업인 알디솔루션과 약 45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이 지분 투자를 기반으로 이르면 연내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생산 고도화 노하우를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처리 원천 기술에 접목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겠단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가 메가트렌드다 보니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성장이 뻔히 보이는 시장”이라며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이익이 있으니 다수의 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래저래 분위기를 보면 아직까지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개화가 덜 됐다”며 “향후 규모가 커질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선제적인 준비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