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등 15개 가맹본부 필수품목 감축 등 캠페인 참여
필수품목 축소…가맹본부 매출‧수익 감소, 가맹점 비용 절감
업종별 범위‧마진 등 이견 커…“업계 전반 확산 어려울 것”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자발적인 필수품목 감축에 나선다.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으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높았던 만큼 이를 조정해 가맹점과의 상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긍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필수품목 조정이 곧 가맹본부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데다 업종별 이해관계가 달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필수물품 감축 노력, 소통 강화, 윤리상생경영 등 공정한 가맹사업문화의 자발적 확산을 위한 '공정 프랜차이즈 실천 캠페인' 발대식을 진행했다.
캠페인의 핵심은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자발적인 필수품목 감축 노력이다. 이날 BBQ, 피자알볼로, 노브랜드버거, 던킨, 메가MGC커피 등 15개 외식 가맹본부가 참여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되느냐가 관건이다.
15개 가맹본부들은 ▲필수품목 목록 정기적 검토‧정비 ▲필수품목 지정기준 합리화 ▲가맹점사업자의 구입 선택권 확대 노력 등을 약속했다.
필수품목 조정 문제는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최대 화두다.
소비침체로 어려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가맹본부에서는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하락할 수 있는 위기로 작용하는 탓이다.
국내 대부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 마진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이 때문에 필수품목 조정은 가맹점과 가맹본부 모두 민감한 주제일 수 밖에 없다.
최근까지도 일부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범위를 과도하게 지정해 폭리를 취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물론 국회에서도 관련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협회를 중심으로 주요 가맹본부들이 자발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필수품목 범위를 축소하고 그에 따른 범위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법 개정을 통해야 가능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만큼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좀 더 즉각적이고 효과도 좋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캠페인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소비침체 등으로 매출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필수품목 축소에 응할 기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필수품목 범위가 축소되면 그만큼 가맹점에 공급하는 품목이 줄게 돼 가맹본부로서는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가맹점주들은 개별적으로 본부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 조달할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아울러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업종이라고 하더라도 메뉴마다 필수품목의 범위나 마진 등이 달라 일괄적인 가이드라인을 정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필수품목으로 야기되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이 많았던 만큼 업계 내에서 자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움직임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외식업종별로도 필수품목에 대한 중요도가 제각각일 텐데 이를 아우르는 가이드라인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