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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깐깐해진 보험금 덕에 수익성↑…고객 불만은 '숙제'


입력 2023.05.15 14:59 수정 2023.05.15 17:39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지난해 장기보험금만 5조 육박

백내장 지급 답합 조사 등 악재


ⓒ픽사베이

손해보험사가 장기보험금으로 내준 돈이 꾸준히 불어나며 연간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수익성으로만 놓고 보면 오히려 예전보다 성적이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장기보험 성장에 따른 과실을 고객보다 손보사가 더 많이 가져가는 모양새가 되면서,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소비자 불만은 손해보험업계가 풀어야 할 최대 숙제가 될 전망이다.


1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이 지급한 장기보험금은 4조6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이로써 손보업계의 연도별 장기보험금 지급액은 ▲2019년 2조9614억원 ▲2020년 3조7659억원 ▲2021년 4조5795억원 등으로 3년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손보사의 장기보험 부문 수익성은 도리어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손보업계의 장기보험 평균 손해율은 지난해 81.0%로 전년 대비 17.9%포인트나 낮아졌다. 손해율이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손해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손보사의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손보업계가 장기보험금 지급을 이전보다 깐깐히 검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백내장 수술에 의한 보험금 지급 누수가 심화되자 지난해부터 관련 보험금 지급 심사 문턱은 크게 높아진 상태다.


문제는 이처럼 보험금을 받기 어려워지자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업계 민원은 5만건 이상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전체 금융업계 민원 중 약 60% 수준이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일 손해보험협회와 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흥국화재 등 손보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손보사들이 담합해 백내장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손보업계 입장에서 장기보험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오히려 요즘 들어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영향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최근 IFRS17이 적용됨에 따라 회계상 좋은 영향을 주는 장기보험 판매에 한층 매진하고 있다. IFRS17에서는 계약서비스마진(CSM)으로 수익성을 파악하는데, 장기보험이 이에 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통해 향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지표에서는 가입자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가능성이 있는 보장성보험이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장기보험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소비자로부터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가입 가능 여부와 보험금 지급에 있어서 합리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이 매년 늘고 있지만 이는 가입건수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며 "다만 앞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젊은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보험의 필요성과 보험금 지급의 유효성에대해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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