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거래소 3곳 압색하며 수사 본격화
與 "피의자 김남국, 법사위 소속 부적절"
이면엔 '안건조정위 무력화' 우려도
민형배·박완주 등 野의 무소속 활용법
국민의힘이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법사위원회 사·보임을 촉구했다. 가상자산 투자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검찰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는 법사위에 이름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게 요지다. 앞서 검찰은 김 의원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업비트와 빗썸, 클립 등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16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정점식 법사위 간사는 "자고 일어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 의혹과 징계 피하기 꼼수탈당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은 아직까지 법사위에 남아 또 다른 꼼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간사는 "국회 법사위는 검찰·법무부·법원 등을 소관기관으로 하고 있는 상임위"라며 "김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김 의원이 법사위 위원직을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등 기관들을 상대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하다"며 "역대급 딴짓으로 더 이상 국회 법사위를 욕보이지 말고 하루빨리 법사위원 직을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국회법 48조에 따르면, 비교섭단체 의원의 경우 상임위원 선임은 국회의장이 할 수 있다. 다만 단서 조항으로 임시회 기간에는 개선이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단 하루의 여유도 두지 않고 임시국회 소집을 계속하는 현 상황에서 의장 직권으로 개선은 쉽지 않다.
'부득이한 사유'로 위원이 허가를 얻은 경우에는 가능하나, 이는 김 의원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 김 의원이 자발적으로 사보임을 요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임시국회 소집이 공교롭게도 김 의원의 법사위원 방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 무력화 가능성이다. 안조위는 여야 3 대 3 동수로 구성해 위원 4명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기구다. 주로 여야 간 쟁점이 큰 법안이 있을 때, 최장 90일 동안 숙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문제는 21대 국회 압도적 다수당인 민주당이 자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을 안조위에 배치하는 식으로 무력화해 왔다는 점이다.
실제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 4월 소위 '검수완박'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뒤 비교섭 단체 몫으로 안조위에 배치돼 법안을 강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민주당 출신 박완주 무소속 의원이 방송법 통과를 위해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안조위에 투입됐고 2시간 50분 만에 위원회를 무력화시켰다.
물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어 김 의원의 안조위 배치는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현재 법사위에는 비교섭단체 몫으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있다. 하지만 안조위 구성을 '순번'대로 해왔던 관례를 들어 민주당이 조 의원 다음 순번으로 김 의원의 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타 상임위로 보내더라도 민주당이 김 의원을 안조위 무력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국민의힘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관계자는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고, 민주당 내에서 김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커질 것"이라며 "김홍걸·윤미향·민형배 의원이 전형적인 예"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성이 강한 데다가 처지도 곤궁하니 추후 복당을 위해 민주당의 입맛에 맞는 일을 얼마든지 서슴지 않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열린 법사위에서 김 의원의 자리는 민주당 의석에서 비교섭단체 자리인 조 의원의 옆으로 옮겨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출석은 하지 않았다. 법사위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한동훈 장관은 코인 의혹이 '한동훈 작품'이라는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아무리 억지로 연관성을 찾아봐도 김 의원이 나한테 질의할 때 코인한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며 "내 작품이라고 하는 건 무리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