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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선언에 '부글부글' 북한, '압박 카드' 대거 공개


입력 2023.05.17 05:00 수정 2023.05.17 09:2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열병식 준비 정황 드러나

동창리 위성 발사장, 영변 핵시설

풍계리 핵실험장 '움직임' 포착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이 개최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한국과 미국이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군사도발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행동'에 앞서 활용 가능한 카드를 대거 공개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의 지난 14~15일 자료 등을 토대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공터에 차량 50~100대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이 열병식 훈련을 앞두고 차량을 주차하는 곳인 만큼, 열병식 훈련 개시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병력 및 장비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이 열병식 준비를 통상 2달 전부터 진행해온 만큼, 6·25전쟁 정전 기념일(7월 27일)을 전후해 열병식을 개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위대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70돌"을 콕 집어 언급하며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6·25전쟁 승리'를 주장하며 정전일을 '전승절'로 기념해왔다. 지난 1993년과 2013년에는 각각 전승절 40주년·60주년 열병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치 일정과 관련해, 관련된 지역에 대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열병식 준비 외에 △서해 위성 발사장 공사 △영변 핵시설 가동 △풍계리 핵실험장 활동 등을 이어가며 간접적으로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지난 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지난 2주 동안 (미사일) 발사대 공사가 다시 시작돼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반년여 만에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마지막 공개 행보'에서 딸 김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다수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만큼,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플래닛 랩스가 지난 4일 촬영한 평안북도 영변 일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활발하게 핵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12일 영변 핵 단지 일대를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선 방사화학실험실, 우라늄 농축시설, 5MW(메가와트) 원자로 등의 온도가 높게 측정돼 관련 시설 가동이 확실시된다는 평가다.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사항을 이행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5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에 앞서 북한 군인이 핵실험장 3번 갱도 앞을 지키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미국의 또 다른 북한 전문매체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달 21일 촬영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수개월간 중단됐던 4번 갱도 관련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매체인 '분단을 넘어'는 "최근 관측된 활동은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강력한 정황은 아니다"면서도 "오랫동안 예상된 7차 핵실험은 거의 틀림없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북한은 △열병식 개최 △위성 발사 △무기용 핵물질 생산 △7차 핵실험 등 '맞대응 카드'를 에둘러 과시하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주요 시설·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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