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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 전환' 모두 실패한 민주당…"문제는 김남국이야"


입력 2023.05.19 15:26 수정 2023.05.19 15:52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이재명 "조명희 의원 건에도 관심

필요하지 않나 싶다" 넌지시 비쳐

당내서도 '국면 전환 시도용' 지적

등장…"코인 사태부터 정리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악화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이슈들을 던지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한 비판과 함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반대하기 위한 장외 집회를 독려하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을 넌지시 비추면서 여론 반전 효과를 노리고 있단 분석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국면 전환 시도를 통한 여론 반전 효과를 내기는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김 의원 논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당 지도부를 향한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눈길을 돌리려는 시도에 당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이 직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도모한 게 사실이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조 의원 건에도 관심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조명희 의원이 자신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가족 회사 기술을 활용해달라고 주문하고 국회 예결위에서 같은 당 동료 의원이 관련 예산을 요청한 뒤 조 의원의 가족회사가 해당 용역을 따냈다는 한 언론 보도 내용을 거론한 것이다. 이 문제는 장경태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꺼내들어 "국민의힘이 제 눈의 들보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하면서 수면위로 올라왔다.


문제는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온 타이밍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가운데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했다. 장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도부 중 가장 마지막이었는데, 이 대표는 이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뒤 마이크가 켜진 채로 해당 발언을 꺼낸 것이다. 조 의원 의혹을 향한 이 대표의 관심 촉구가 최근 민주당 출신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에 대한 국면 전환 시도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당시에도 관련 질문에 각각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측 김현아·박순자 전 의원의 수사에 대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라고 반문하면서 우회적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당시 이 대표의 화법에 대해 "질문이 왔으면 그에 대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하든지, 아니면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든지, 이렇게 하는 게 정석"이라며 "무슨 뜻인지는 대략은 알겠는데, 그 대응에 쉽게 공감하기는 좀 어렵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내에선 이번 조 의원을 향한 국면 전환 시도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국면 전환 시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내일 오후 3시에 서울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 세종대로에서 열리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장외 집회를 예고했다.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시찰단의 방문을 겨냥해 "지금처럼 일본 눈치만 살피며 검증 시늉만 하다가 우리 또한 오염수 테러, 방사능 테러에 공범이라는 지적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일본 자민당도 아니고 한국의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정당이 왜 이런 태도를 취하는지 우리 국민이 참으로 의아하게 생각한단 점 직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저지 장외 집회를 통한 민주당의 정부·여당 공세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본래 민주당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집회 공동 주최 측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 17일 돌연 이름을 내렸다. 또 민주당은 참석 대상을 당대표, 지도부,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역위원회 당원 등으로 공지했다가 "참석 수위를 개별 참석으로 하기로 했다"고 재공지했다. 김남국 코인 논란 시선 전환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면서 당 차원에서 결합하기에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민주당은 전날 국가보훈처가 사용한 5·18 기념사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면전환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보훈처가 SNS에 올린 금남로에서 대치하는 시위대와 계엄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계엄군 쪽에서 바라본 시위대의 모습이라는 점을 문제삼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문재인정권 청와대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대한민국 헌법의 토대"라는 SNS를 게시하면서 배경으로 사용했던 사진과 정확히 동일한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현 정부·여당의 5·18 민주화운동을 향한 접근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하다보니 결국 자신들 정권이 과거에 사용했던 사진마저 가져와 공격하는 '내로남불'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며 반격에 나섰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내로남불' DNA는 고질병"이라며 "전후사정 확인도 없이 비난을 퍼붓다가 평산마을에 있는 전직 대통령까지 소환시켜버린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모르고 올렸으면 좀 신중하시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남국 논란으로 당이 친명·비명으로 갈려 있는 상황에서 계속 크고작은 이슈들을 던지는 걸 보면 지도부가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면서도 "단일대오를 갖춰서 투쟁에 나서도 여론이 돌아설지 말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급한 이슈메이킹이 통할 리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지금 사태를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모든 당력을 김남국 의원 논란에 대응하고 반성하는데 다 써도 이 이슈가 가라앉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에 나서는 건 좋은데 당내에서도 지적이 나오는 방식으로 하는 건 좋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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