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추진에 투명 OLED 주목
3대 신시장 중 먼저 실증 사업 선정되며 시장 개화 가닥
LGD가 주력하는 사업, 삼성D는 '상용화 고려는 아직'
최근 정부의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추진에 따른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시장이 끌고 정부가 미는 3대 디스플레이 신시장(투명·차량·XR) 중 가장 먼저 실증 사업에 선정되며 시장의 본격 개화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투명 OLED를 활용한 특별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 18일 산업부가 발표한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차원에서 마련된 실증으로, 앞서 정부가 글로벌 1위 탈환을 목표로 디스플레이 시제품 제작·실증·성능검증 등에 향후 5년간 약 74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투명 OLED는 백라이트 없이 화소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OLED의 장점을 극대화한 패널이다. 기존의 유리창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최근 상업 시설의 쇼윈도, 사이니지 영역을 벗어나 모빌리티 및 건축 등 다양한 분야로의 접목이 이뤄지고 있다.
투명 OLED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곳은 LG디스플레이(이하 LGD)다. LGD는 해당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투명 OLED 전시회를 열어 해당 디스플레이가 일상 전반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선보였다.
당시 전시회는 투명 OLED가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이 가능한 만큼 생태계를 개화시키기 위해 여러 고객사 및 산업 관계자들과 협업하기 위한 차원으로 준비됐다는 후문이다. LGD는 전시회에서 미래 박물관 모습 구현, 사무공간 효율성 개선, 모빌리티 , 유통·쇼핑 공간의 쇼윈도 등에 투명 OLED를 적용해 시장 개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특히 모빌리티에 투명 OLED가 적용될 경우 이동 시간과 특정 도달 장소에 따라 해당 상황에 맞는 정보가 디스플레이 패널 위로 제공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실제로 경기도 수원의 확장현실(XR)버스에는 LGD의 투명 OLED가 적용됐다. 모빌리티와 관광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XR 버스는 외관은 일반 버스와 차이가 없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55인치 투명 OLED 12대를 마주할 수 있다.
LGD는 지난 2019년 투명도 40%의 55인치 투명 OLED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 현재 45% 수준의 투명도를 양산 중인 LGD는 이를 70%까지 올린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투명 OLED 시장은 현재는 미미하지만 점차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세계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2022년 1000억원,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 활용처가 가장 높은 분야 역시 앞서 언급했듯 예술, 교통, 주거, 쇼핑 공간 등이다. 최근 산업부가 주관한 실증 작업이 박물관 전시인 것도 이같은 배경에 있다. LGD는 이번 실증 작업에서 투명 OLED의 신뢰성·성능 및 컨텐츠에 대한 소비자 반응과 보완사항이 발굴·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정부가 투명 OLED를 3대 시장으로 지정하자 업계에서는 LGD의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 방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대형 투명 OLED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회사가 선보인 투명 OLED는 45%의 투명도, 100%의 색재현력을 보유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업팀 관계자는 "삼성의 축적된 OLED 기술로 구현한 투명·미러 OLED 디스플레이는 우리생활에 획기적인 변화와 편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후 시장성 등을 고려한 자사 전략적 판단에 따라 본격적인 양산에 나서진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디스플레이 산업 강화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투명 OLED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아직까지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연구개발을 넘어선 상용화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명 OLED의 시장 개화가 점차 진전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아직까지는 그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며 "어느 기업이나 그렇듯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당연히 선행 연구개발은 진행중이지 않겠나. 다만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양산까지는 시기가 멀었다고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