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가는 "재보선 너머 총선 국면"
민주당 강세지역…하마평만 10여명
유력 후보군 있지만 '흠결' 우려 시선도
과잉경쟁 내분될라…"중앙당 나서야"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선 확정으로 지역 정가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시기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강서구 정가에서는 "이미 총선 국면"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주당 인사들의 물밑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감지된다. 전·현직 시의원과 구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천타천 후보자 하마평이 나오고 있으며, 갑·을·병 현역 국회의원들 사이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까지 얽혀 물밑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유력한 후보로 먼저 꼽히는 인물은 장상기 강서발전연구회 대표(전 서울시의원)다. 지역밀착형 인사로 강서구에서 오래 활동하며 공헌도가 크고, 장관 출신인 강서병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2012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는 등 전과가 있다는 점이다.
강서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모든 지역에서 실시되는 선거였다면 일부 흠결은 가려질 수 있지만, 이번 재보선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없던 흠도 만들어서 공방을 벌이는 판에 (이재명) 당대표와 후보에게 모두 음주운전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은 치명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강서구청장 후보로 나섰던 김승현 전 청와대 행정관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강서을 진성준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젊고 참신하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어 현재는 운신의 폭이 좁다. 당초 1일 1심 재판 선고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2주 뒤로 미뤄진 상태다.
강서갑 지역에서는 김경 현 서울시의원이 주로 거론된다.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오래 활동하며 공헌을 인정 받았고, 여성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출마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적은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석이 줄어든다는 것과 또 재보선을 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김 의원이 강서구에 온 게 불과 1년 전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한 현재 김대중재단 청년위원장으로 강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이현주 강서미래포럼 대표(김홍걸 의원 전 국회보좌관)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적이 있다. 이 밖에 최동철 강서구의장, 김용연 전 시의원 등도 출마가 점쳐지는 인사들이다.
일각에서는 지역에서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게 전개되다보니 중앙당 차원에서 빠른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명목상 서울시당이 치르는 선거지만, 총선 전초전으로 중앙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중앙당 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무엇보다 내부 경쟁이 내분으로 이어져 민주당 강세 지역인 강서구를 내줄 경우, 이재명 대표 체제도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보통 재보선 때에는 경선보다 전략공천을 하거나 교통정리로 후유증을 최소화 해왔다"며 "특히 당 지도부의 명운을 걸고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선거라면, 강서구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보기에 도덕적 흠결이 없고 참신한 정치인을 중앙당이 발굴·선별해 내놓아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