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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역전세 우려 확산…하반기 아파트 경매 쏟아진다


입력 2023.06.08 06:28 수정 2023.06.08 06:28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연말까지 아파트 경매물건도 점차 확대 전망

서울 강남권, 감정가 대비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똘똘한 한 채' 분위기…지방선 유찰 가능성 커져

빌라·오피스텔을 넘어 아파트 시장으로도 깡통전세, 역전세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하반기 들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데일리안DB

빌라·오피스텔을 넘어 아파트 시장으로도 깡통전세, 역전세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하반기 들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330건이다. 지난 3월부터 3개월째 20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737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1.6%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75.9%, 평균 응찰자 수는 8.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145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다. 이 중 36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24.8%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한 달 전보다 4.6%포인트 오른 81.1%를 보였다. 지난해 11월(83.6%) 이후 6개월 만에 낙찰가율이 80%대로 올라섰다, 평균 응찰자 수는 7.83명이다,


시장에선 연말까지 아파트 경매물건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전셋값이 치솟았던 2년 전 전세계약 물건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다. 계약 만기 시점에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아파트 시장에서도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물건이 늘어난다는 건 아무래도 시장에서 순환이 안 된다는 의미여서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순 없다"며 "지방의 경우 고금리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물건들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으로 넘어오는 물건들이 늘어남에 따라 서울과 지방,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의 온도차는 심화할 거란 견해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최근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률은 55.5%로 서울 평균 낙찰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경매 낙찰가율 상위 10곳 중 강남권 소재 물건은 5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달 18일 경매를 진행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총 45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26억5288만원으로 감정가(27억9000만원)의 95% 수준이다. 지난달 같은 평형대가 24억3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2억원가량 높은 셈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 전용 76㎡은 일부 지분 매각에 19명이 응찰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송파구 잠실주공5 전용 76㎡은 일부 지분 매각에 19명이 응찰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2790만원)의 138%인 3858만원에 낙찰되면서 공유자가 우선매수원을 청구해 해당 가격에 매수했다.


재건축 등 개발 호재 기대감이 있고, 경매물건은 예외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단 점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일명 '갭투자'도 가능하다.


이 선임연구원은 "강남권은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경매에 나오는 물건보다 내수경기가 좋지 않아 경매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또 금액대와 관계없이 전부터 현금 여력을 가진 응찰자가 경매를 통해 많이 매입했기 때문에 그런 추세가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은 낙찰가율이 80%대에 들어섰지만, 비강남권은 아직도 70%대로 두 번 정도 유찰돼야 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다"며 "서울 내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이 많지 않고 고금리 영향과 DSR 규제 등의 부담으로 관망세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은 경매물건이 늘어나더라도 그만큼 매수세가 받쳐주지만, 지방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거란 분석이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경매시장에서도 소위 '똘똘한 한 채' 분위기가 짙어지는 모습"이라며 "전반적으로 경매시장이 반등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물건이 늘어나면 지방에서 나오는 물건은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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