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 '선봉장' 역할 기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추가 투자 확대 여부 '촉각'
기존 사업 외에 디지털 기술 등 신성장 사업서 추가 물꼬 틀지도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말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하며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베트남은 삼성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을 제조하는 동남아 주요 생산기지로 꼽힌다. 기술 초격차를 중시해온 삼성이 이 회장의 베트남행을 계기로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오는 19~24일 4박 6일간의 윤석열 대통령 프랑스· 베트남 순방길에 동행한다. 특히 베트남 순방에는 205명 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끄는 선봉장으로 참가해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탠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공식적으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및 MOU 체결식에 참여해 베트남 기업인들과 미래 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비즈니스 확대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이 베트남에서 영위하는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계기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새롭게 내놓을지 주목한다.
삼성은 베트남 현지에 6개 생산법인과 1개 판매법인 및 R&D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은 당초 베트남에서 중저가 제품을 위주로 생산했으나,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현재는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및 4G/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TV,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장으로는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 공장이 꼽힌다. 2008년 박닌(Bac Ninh)성, 2011년 타이응우옌(Thai Nguyen)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삼성은 이곳에서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호치민에는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주요 가전제품을 만드는 가전 복합단지가 있으며 하노이에는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하는 삼성 R&D센터가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말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자부품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타이응우옌성에 위치한 삼성전기 베트남법인(SEMV)은 IT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말부터는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서버용 FCBGA(반도체기판) 생산라인을 건설중이다.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듈을 생산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립·폴드 인기에 지난해 폴더블 패널 전용 라인에 투자하기도 했다.
배터리 생산도 활발하다. 삼성SDI 베트남법인에서는 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소형전지 팩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전자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 잇달아 만남을 갖고 사업 협력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베트남과의 각별한 인연을 구축해왔다. 이번 경제사절단을 계기로 시너지 확대를 위한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협력 분야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가 점쳐진다. 이 회장은 베트남 출장 기간 스마트폰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후에도 인근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가다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달 방미 일정에서 무려 22일간 현지에 머물며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제조 중심의 기존 사업 뿐 아니라 AI(인공지능), 디지털 기술 등 신성장 사업에서 추가 투자 물꼬를 틀 지도 관심사다.
앞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해 8월 한국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 기술, 전자, 재생 에너지, 인프라 개발 등 첨단 기술 및 혁신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과 투자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트남이 4차산업 핵심 기술 육성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만큼 삼성이 이 같은 혁신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회장이 베트남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위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해외 국가나 해당국 정상 입장에서는 자국에서의 투자나 고용을 통해 막대한 경제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큰손”이라며 “대통령 해외 순방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 계획이 발표된다면 정상회담에서 외교 사안을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