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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에 꽂혔다...LG전자는 브랜드 '꽃단장' 중


입력 2023.06.19 06:00 수정 2023.06.19 13:18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장기 침체 겪은 가전 시장 공략 위하 브랜드 리모델링

MZ 정면 겨냥한 이색 가전·마케팅 주력하는 모습

모바일 사업 철수... '역동적인' 가전 이미지 제고 노력

LG전자가 국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더 새롭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라이프스굿(Life’s Good)’ 행사를 진행한다.사진은 12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행사에서 조주완 사장(오른쪽)이 직원과 인증샷을 촬영 중인 모습.ⓒLG전

최근 LG전자가 국내 가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이색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 침체를 겪었던 시장이 올 하반기 이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브랜드 리모델링으로 2030 세대, 소위 'MZ'를 정면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자사 브랜드 슬로건 '라이프스굿(Life's Good)'을 앞세운 사내 행사에 돌입했다. 회사는 앞서 4월부터 브랜드 지향점과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임직원에게 공유하는 '브랜드 리인벤트(reinvent·재창조)' 작업에 착수했는데 이번 행사 역시 그 연장선이다.


행사는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시작으로 마곡 사이언스파크, 서초R&D캠퍼스, 창원 스마트파크 등 11개 사업장에서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열리고 있다. 행사 기간 브랜드 슬로건과 비주얼 아이덴티티(로고)를 안팎에 적용한 굿즈(상품)를 임직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행사 첫날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광화문, 강남역, 여의도, 홍대 등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국내 주요 거점 17곳에 위치한 옥외 전광판에서 브랜드 홍보 영상도 송출하고 있다. 브랜드 심볼과 슬로건을 단장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앞세움과 동시에 M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를 공략한 색다른 고객 경험을 앞세우겠다는 취지다.


LG 리빙 페어링 하우스의내부 공간 조성 이미지.ⓒLG전자

동시에 MZ세대가 몰려드는 주요 '핫플레이스'에 가전 팝업스토어와 체험존을 열어 젊은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30여 곳에 체험 공간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제품·서비스 경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9일에는 성동구 성수동에 'LG 리빙 페어링 하우스'를 열어 두 개 이상의 가전을 연동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LG전자의 대표적인 에어컨 브랜드 '휘센'의 영문 철자를 180도 뒤집은 내심(NESIHM)을 주제로 MZ세대의 휴식 콘서트를 개최한다. 동굴 안에서 파자마를 입고 인기 가수 크러쉬, 스텔라장 등의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는 행사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체험 마케팅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색 가전 출시다. 인기 걸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그램 스타일' 한정판 출시 등 단순 기타 플랫폼과의 콜라보 뿐만 아니라 세상에 없던 가전을 새롭게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발관리 솔루션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포터블 스탠드 TV 'LG 스탠바이미 고', 식물 가전 'LG 틔운' 등이 있다.


실내∙외 어디서나 즐기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Go'.ⓒLG전자

특히 'LG 스탠바이미 고'의 경우 별도 조립이나 설치 과정 없이 케이스를 여닫기만 해도 화면이 켜지고 꺼지는 신개념 TV다. 여행 가방과 같은 일체형 디자인으로 야외 활동에서도 즐길 수 있어 캠핑 등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초 라이브 방송 사전 판매에서 11만 명을 넘긴 접속자 수에 힘입어 초도물량이 10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LG전자는 최근 Z세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LG크루'를 모집해 고객경험 의견도 공유 중이다. LG크루는 LG전자 CX센터 연구원들과 협업해 일하고, 쉬고, 놀고, 먹는 삶의 4개 영역에서 좋은 경험을 찾고 LG전자 제품·서비스를 Z세대 관점으로 재해석한다는 목표로 앞서 4월 구성됐다. 근래 들어 LG전자가 지속적인 공격적인 이색 마케팅을 대거 펼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LG전자의 이색 행보 배경에는 최근 근본적인 사업 구조 변화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모바일 사업을 전면 철수하면서 전장과 같은 B2B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남아있는 기존 주력 사업 중 젊은 세대를 겨냥할 상품들이 대거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LG전자에서 세대 맞춤 이색 가전의 확장이 급속히 진행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는 '어디서든, 언제나 가능한 초연결'을 앞세워 자사 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있지 않느냐. 특히 최근 시장이 유독 침체하면서 국내 투톱 가전 제조사인 양사 모두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인해, 기존 전통 가전 시장에서 신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고민을 한 흔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기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는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 방법의 하나로 'MZ세대와의 적극적 소통 행보(70%)'를 꼽은 바 있다. 선호하는 경영진의 리더십 유형 역시 '소통형'이 설문 조사에서 압도적인 비중(78%)을 차지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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