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지난해 ‘4억달러 수출의 탑’ 수상
한국의 간판 라면으로 인정…“효자 상품 자리매김”
향후에도 현지 맞춤형 신제품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
해외에서 K라면 인기가 뜨겁다. 라면 수출의 성장세는 올해도 멈추지 않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 K콘텐츠 인기와 함께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는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맛보기 어려운 매운 맛에 세계인이 빠져들고 있다.
K라면의 간판이 된 ‘불닭볶음면’. 그 중심에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감천리에 위치한 삼양식품 밀양공장이 있다. 연면적 7만303㎡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연간 최대 6.7억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해외 수출의 가장 큰 축을 책임지고 있다.
삼양라면은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4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효자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양식품이 그동안 쌓은 경쟁력 덕이다. 불닭볶음면은 이미 한국의 간판 라면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 K푸드의 중심…밀양공장, 불닭 브랜드 수출 거점으로 ‘우뚝’
지난 21일 기자가 방문한 밀양공장은 삼양식품의 전초기지라는 표현이 딱 적절했다. 이곳은 지난 2020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2022년 5월 준공했다. 밀양공장에는 당초 1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투자 규모를 확대해 총 2400여 억원이 투입됐다.
그간 삼양식품이 해외에 공장을 두지 않고 국내에서 제품 전량을 생산하는 삼양식품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온 건 강원도 원주공장이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은 강원도 철원 이북 출신으로 1989년 원주에 공장을 세웠다.
이런 원주공장은 지난해 5월 밀양공장이 준공되기 전까지 삼양 전체 면류 생산량의 80%를 담당했다. 수출 4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밀양공장이 건립되면서 밀양공장이 새로운 불닭 브랜드 수출 거점으로, 주력 공장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용 제품 대부분이 원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해외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기 어려워 생산능력확대를 위해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며 “밀양은 부산항과 인접해 해외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고, 물류비용 역시 63%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받는 등 해외와 국내를 두고 고민했지만, 국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불닭이 지닌 K-Food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경상남도 밀양에 신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밀양공장은 삼양식품이 갖고 있는 세 개 공장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됐다. 원부자재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생산 및 출고에 이르는 전 과정에 최신 자동화 설비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또한 박스로 환산하면 40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자동화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30여종의 제품과, 생산에 사용되는 부자재들을 동시에 보관하고 입출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세 가지 자동화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모든 생산활동 최적화하도록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공장은 자동화 물류센터 도입을 통해 수동 물류센터 대비 30% 수준의 공간에서 동일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였다”며 “운영인력도 수동물류센터 대비 70% 이상 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공장에서는 크게 8가지 공정을 거쳐 라면이 생산되고 있었다. ▲제면공정 ▲증숙공정 ▲납형 공정 ▲유탕공정 ▲냉각 공정 ▲면‧스프투입 ▲X-ray검출기 ▲포장공정으로 구분됐다.
박인수 밀양공장 공장장은 “현재 밀양공장에서는 수출용 불닭시리즈와 수출 전용 브랜드 ‘탱글’ 제품, 내수용 쿠티크 브랜드 제품 등이 생산되고 있다”며 “원주공장은 분당 400개 정도 생산되는데 밀양공장은 분당 800개 정도 생산 속도가 빠르다. 인원 배치 역시 70%수준으로 적다”고 말했다.
◇ 해마다 새로운 ‘신화’ 달성…“현지화‧다양화 전략 이어나갈 것”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2012년 4월 처음 등장했다. 출시 초기에는 “너무 매워서 먹을 수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강렬한 맛에 빠진 해외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반전을 맞았다. 불닭볶음면을 소재로 한 챌린지 콘텐츠까지 등장하며 분위기가 전환됐다.
불닭볶음면의 본격적인 수출 증가는 2016년 시작됐다. 과거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 대상국은 아시아 위주였으나, 이젠 미국과 중동, 유럽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 확대와 함께 현지법인 및 협력업체를 내세워 탄탄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갖췄다.
삼양식품은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화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을 빠르게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불닭비빔장 ▲마라불닭볶음면 ▲콘불닭볶음면 ▲3X핵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 붉닭볶음면 시리즈 제품이 탄생된 이유다.
삼양식품은 올해도 밀양공장을 전초기지 삼아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밀양공장을 통해 해외에 공급하는 현지 맞춤형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그간 삼양 식품은 해외시장 확대에 발맞춰 현지 맞춤형 제품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박 공장장은 “올해 밀양공장은 생산 4억5000만식, 매출 32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현재 이 공장에서 만든 80%이상이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향후 중국이라는 변수를 대비해 품목 역시 다양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