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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4.5조에 정년 연장까지…현대차‧기아 임단협 '난항'


입력 2023.06.22 11:35 수정 2023.06.22 11:3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기아 노조 영업익 30% 성과급 지급 요구

임금인상폭도 전년도 2배…최장 64세 정년 연장까지

금속노조 2시간 파업 지침…수용시 5년 만에 현대차‧기아 동시 파업

현대자동차 노사가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양사 노동조합이 일제히 무리한 수준의 임금 및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정년연장 등 단협 조항에서도 사측이 수용하기 힘든 요구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정치파업 일정까지 맞물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양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사측에 전달했다.


여기에 별도 요구안으로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된 정년연장(최장 64세), 전기차 신공장 관련 인력 운영 방안 마련, 기존 파워트레인 고용 변화 대응 등 고용 안정 요구안 등을 넣었다. 25년 이상 장기 근속한 정년 퇴직자에게만 제공하던 ‘2년마다 신차 25% 할인’ 혜택을 모든 정년 퇴직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단협 요구안도 내놨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기아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임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신규인원 충원, 미래 고용안정 및 신사업‧신공장 확대, 주 4일제 도입, 중식시간 유급화, 각종 복지제도 확대 등의 요구안을 마련했다.


기본급 인상액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현대차‧기아 노조 요구안이 동일하다. 지난해 인상액인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라 사측과의 이견을 좁히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년도 순이익 및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매년 관례처럼 이어져왔지만, 지난해 양사가 호실적을 거둔 관계로 금액으로 환산시 상당한 규모가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7조98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이 중 30%인 2조3951억원을 떼내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2331억원이었다. 이 중 30%인 2조1699억원을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게 노조의 요구다. 양사 노조의 요구안을 합산하면 4조56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양사의 연구개발(R&D)비용에 육박한다. 지난해 현대차는 3조3400억원을, 기아는 2조16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고령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양사 노조가 회사의 미래는 고려하지 않고 벌어들인 돈을 나눠 갖자는 대책 없는 요구만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순이익‧영업이익의 30%까지는 아니더라도 올해는 양사 노조 모두 사측으로부터 역대 최대 금액을 받아내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고, 2분기에 또 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과분배’도 확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올 연말 두 회사 모두 노조 지부장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파업을 통한 ‘실력행사’를 통해서라도 현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을 필요성이 절박하다.


각 회사별 임단협 진행 상황과 별개로 정치적 이슈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내달 3일부터 15일까지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 기간으로 선포했으며,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이자 현대차‧기아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내달 12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노조 등 각 지부와 지회에 2시간 파업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3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도 주야 4시간씩 8시간 파업에 돌입한 바 있지만 현대차 노조는 2019년 이후 4년 연속 무분규 교섭을 이어왔었다. 내달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한다면 2018년 이후 5년 만에 현대차‧기아 노조가 동시 파업을 벌이게 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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