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수능 및 올해 모의평가서 골라내…국어 7개, 수학 9개, 영어 6개
킬러 문항 오답률, 대부분 90% 안팎…6월 모평 수학 22번 문제, 오답률 97.1% 추정
교육부, 2025년 수능부터 현장 교사 중심 출제진 구성 방침…'공정수능평가 자문위' 운영
독립성 보장된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도 신설…출제 단계부터 문제 검토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제들 중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이도 문제)' 22개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향후 수능의 적절한 난이도를 찾기 위해 출제 과정부터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방침인데,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정의한 킬러문항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이다. 교육부는 현장 교원들을 중심으로 킬러 문항 점검팀을 구성해 킬러 문항을 골라냈다.
우선 국어는 교육부가 제시한 7개 킬러문 항 중 6개가 비문학 지문이었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몸과 의식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다룬 지문을 읽고 추론하는 14번과 조지훈의 '맹세'와 오규원의 '봄'이라는 시에 달린 3점짜리 질문인 33번이 전문 용어 사용, 높은 수준의 추론 등을 이유로 킬러 문항으로 뽑혔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다룬 과학 지문에 달린 15번과, 클라이버의 법칙을 이용해 농게 집게발 길이를 추정하는 17번 문제가 과도한 추론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으로 선정됐다. 이 문제는 특히 EBS 채점 기준 오답률이 84.9%로 추정되는 초고난이도 문제 중 하나였다.
수학에서 꼽힌 9개의 킬러 문항은 오답률이 모두 90%를 웃돌았는데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수학 공통과목의 21번과 22번, 선택과목 '미적분'에서 마지막 문항인 30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22번은 다항함수의 도함수, 함수의 극대·극소, 함수의 그래프 등 세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이 결합한 문제였다. 공교육 학습만 받은 학생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킬러 문항에 선정됐다. 22번은 특히 오답률이 97.1%로 추정된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역시 공통과목 마지막 주관식인 22번과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의 30번, '미적분' 30번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22번의 경우 공통과목인데도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응시한 수험생은 '변곡점'의 개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다른 학생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미적분' 29번이 선정됐다. 대학에서 배우는 '테일러 정리' 개념을 활용해 풀 수 있다는 이유였다. 같은 해 수능 '기하' 30번 역시 같은 사유로 선정됐다. 대학에서 배우는 '벡터의 외적' 개념을 활용해 풀이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영어에서는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33번, 34번, 2023학년도 수능에선 34번과 37번, 2022학년도 수능에선 21번과 38번이 킬러 문항으로 뽑혔다.
한편, 교육부는향후 수능의 적절한 난이도를 찾기 위해 출제 과정부터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자문위는 시험 전 출제 전략 수립부터 시험 후 개선안 마련까지 살핀다. 또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출제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검토한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는 현장 교사 중심으로 출제진을 구성할 방침이다. 현재 수능 출제위원단은 대학 교수와 현장 교사 비율이 각각 55%, 45% 정도다. 45% 뿐인 교사 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