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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혁신위 '쇄신 칼날' 어디까지…공천룰 손질 가능성 촉각


입력 2023.06.28 00:30 수정 2023.06.28 06:59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김은경 "기득권 체제 혁파"…공천 혁신 시사

당내에선 "근간 흔들어선 안 돼"…혼란 우려

비명계 학살 우려도…향후 내놓을 쇄신안 주목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기구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쇄신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이라는 강경 카드를 내놓으며 당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만큼, 파급력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공천룰 칼질은 예정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오는 30일 정례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고강도 혁신 과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23일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혁신위에 대한 당내 최대 관심사는 공천룰 손질 여부다. 김은경 위원장이 지난 20일 혁신위 첫 회의에서 "정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체제를 혁파하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건 혁신위가 공천룰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당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사실상 현역 의원들을 기득권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2015년 '김상곤 혁신위' 당시의 공천 혁신안과 비슷한 수준의 개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곤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평가위를 구성해 현역 의원을 평가해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 김남희(오른쪽), 윤형중 대변인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회 2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혁신위원회는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을 요청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가 지난 5월 공천룰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혁신위가 새로운 룰을 만든다면 당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TF 단장이었던 이개호 의원은 지난 26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당원들이 확정해 준 공천 룰"이라며 "그 근간을 흔드는 일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에서 "혁신위가 공천 문제도 이야기하고 그러면 지난번에 이 단장이 있었던 공천TF는 뭐고, 그 결과는 또 뭐고, 이 혁신은 또 어떤 관계고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벌써 특정 계파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마련된 공천룰을 두고도 '이재명 방탄'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확정한 공천룰에서 '뇌물, 성범죄 등으로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는 자'를 부적격 처리하는 규정을 삭제했다. 대신 해당 규정을 '공직 후보자로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로 바꿨다. 이를 두고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 출마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전재수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당내 구성원들 대다수가 합의하고 수용하고 또 예측하고 있는 공천 룰이 이미 다 나와 있다"며 "거기에 손을 대가지고 특정 계파에 속한 후보들이 공천을 많이 받게 하고 그리고 그들이 배지를 많이 달아서 다음 대선, 경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다른 정당은 모르겠지만 현재 민주당에서는 불가능한 그림"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국회의원 후보자, 공직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의 당헌 당규는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 여론조사 50%'로 21대 총선 이후 시스템으로 정립돼 있다"며 "아주 미세한 부분들은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큰 틀을 흔드는 것 자체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천룰이 이미 예측 가능성으로서 제시가 돼 있기에 부처님, 하느님이 와도 이 부분은 불가능하다"며 "혁신위도 손을 못 댄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도 "국민들이 과연 기득권 때문에 너희 당이 그렇게 됐다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우리 당이 정말 혁신을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건지 이거에 대해 (혁신위가) 잘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특정 계파의 중심으로 이 부분들이 논의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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