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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이 민간 비행선이라고 주장한 풍선 뜯어보니…


입력 2023.06.29 18:17 수정 2023.06.29 18:1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지난 2월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상공에 중국의 정찰풍선이 포착된 모습. ⓒ EPA/연합뉴스

올해 초 미국 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에 실제 정찰에 사용되는 미국산 사진·동영상 수집장비가 탑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빙’ 조짐을 보이던 미·중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하는 이 기구가 미국과 캐나다 상공을 통과하는 사이 각종 정보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 당국에 전송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정밀 조사·분석을 통해 나온 예비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국방·정보기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월 정찰풍선을 발견해 격추한 뒤 잔해를 수거해 정밀 분석해왔다. WSJ는 미 정보기관이 일부 장비의 구매 주문, 구매자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추적했다고 전했다.


미 관리들은 분석 결과 해당 정찰풍선에 특수화한 중국산 센서나 다른 장비 외에도 온라인 등 시중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장비가 대거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장비가 사진이나 동영상, 기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관리들은 해당 비행선이 기상관측용이라는 중국의 주장보다 정찰용이라는 결론에 더 무게를 실었다. 미국은 이 풍선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남미 상공에서 감지된 중국의 글로벌 감시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예정된 항로를 이탈한 민간 비행선을 두고 미국이 안보 우려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 정찰풍선이 8일 동안 미 알래스카와 캐나다, 캐나다 인접 미 본토 상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데이터를 수집했으나, 이를 중국 당국에 보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중국 역시 강경하게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양국관계에 또 다시 악화될 공산이 커 내달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에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지난 18일 베이징 방문을 통해 ‘해빙’ 분위기를 보인 두 나라는 올해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 중인데, 이 마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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