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부대표, 그로시 방한 규탄
시위 도중 경찰관 가격 혐의로 체포
대변인은 '탈당파' 회견 위해 소통관
예약했다 전날 저녁에 전격적 경질
정의당 부대표가 공무집행방해 혐의의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서는 정의당 대변인이 일단의 정의당원들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는 것을 주선하려다가 초저녁에 전격 경질되는 일이 있었다. 총선을 앞두고 분당(分黨) 국면에 돌입한 정의당이 안팎으로 몸살을 앓는 분위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가 전날 저녁 김포국제공항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부대표는 전날 열린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방한 항의시위 도중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해 안경을 파손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단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나 이 부대표의 신분이 확실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한 뒤, 조만간 다시 불러 고의성 유무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부대표 측은 시위 도중 펼침막을 펼치려다가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계획에 관한 IAEA 최종 보고서를 설명하기 위해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으며, 정의당과 민노총 등은 그로시 총장 도착 1시간 전부터 김포국제공항에 모여 규탄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위선희 전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6일 저녁 대변인직에서 전격 경질되기도 했다.
위선희 전 대변인은 지난 6일 송치용·정혜연 전 부대표와 정호진 전 대변인 등이 정의당을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는 움직임에 나서려 하자, 이들의 탈당 기자회견을 주선하기로 하고 국회 기자회견장을 예약해줬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의당은 당일 저녁 위 전 대변인을 대변인직에서 전격적으로 면직했다. '탈당파'들이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 현직 대변인을 경질한 것이다. 이 때문에 '탈당파'들은 이튿날 국회 정문 밖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위선희 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입장문을 통해 "탈당 기자회견을 앞두고 오후 6시 13분 정의당 대변인직을 면직당했다. 당의 주요 정치인들의 기자회견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소통관에서 '정의당을 해체하자'고 발언하는 현직 국회의원들에게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당이, 당을 위해 헌신하다 절박한 심정으로 탈당을 선택한 이들을 대하는 졸렬한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의당 관계자는 "당 대변인이 대변인으로서 갖고 있는 권한을 이용해 탈당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害黨行爲)"라며 "당에서는 마땅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마치 자기들이 탄압을 받은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저분(탈당파)들이 그동안 당에서 몇 년 동안 해온 것은 여성주의 노선을 비토하고 그 일환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한 총사퇴를 주장했던 것"이라며 "당원투표에서 부결된 것인데 마치 당이 혁신을 거부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