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추가 인상 가능”...증시는 낙관적
통화정책보다 실적·경기 연착륙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여부에는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장의 관심도 9월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9월 금리 동결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으로 전문가들도 증시가 통화정책의 영향권을 벗어나 기업 실적과 경기 반등 기대감에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이 26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도 향후 긴축 기조에 따른 방향성을 탐색하는 분위기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2001년 1월 이후 22년 만의 최고치인 5.25~5.5%로 높아졌다. 이에 한·미 간 금리차도 최대 2.0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달 금리 인상을 멈췄다가 한 달 만에 긴축 행보를 재개했다.
연준이 7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이미 예견됐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집중됐다. 파월 의장이 9월 기준 금리 인상 혹은 동결 가능성을 모두 시사했지만 뉴욕증시는 이를 소화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말 금리를 5.5~5.75%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연내 한 차례 더 인상이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6월 미 물가 상승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추가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분위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46포인트(0.29%) 상승한 2599.82로 개장한 뒤 강보합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261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기대 심리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연준이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는 판단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까지 경기 하강 압력 심화를 반영해 내년 1분기 말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경기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된 만큼 기존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을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을 감안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경기 영향을 덜 받는 분야에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당분간 매크로와 통화정책에 대한 걱정을 잊고 개별 기업별로 실적 개선 여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에 민감한 분야보다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인공지능(AI) 투자와 공급망 재편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7월 미 물가가 상승할 경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지만 이 역시 제한적인 여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물가 압력 장기화의 신호가 나타날 경우 단기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선반영 됐고 경기 연착륙 자신감 확대가 오히려 투자심리를 이끌 것”이라며 “통화정책이 아닌 기업 실적 향방과 실물지표 확인을 통한 기초체력 변화에 주목할 시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