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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극, 새로운 경험에 투자”…공연계, 충성 관람층 이동 움직임


입력 2023.08.01 08:18 수정 2023.08.01 08: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최근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서 충성 관람층으로 불리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재관람하는 관객을 의미하는 신조어)의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이왕 돈을 쓸 바엔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투자하는 관객이 늘어나면서다.


뮤지컬 '시카고' ⓒ신시컴퍼니

지난해 뮤지컬 시장은 무려 4250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2020년 매출이 기존 3000억원 규모에서 1500억원 규모로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폭을 보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약 2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1828억)보다 23.6%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뮤지컬 업계는 여전히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보다 매출액이 상승했지만 공연 시장의 확장으로 보긴 어렵다. 그간 억눌렸던 관객들의 관람 욕구가 폭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매출액 감소가 시작된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매출액 감소에는 여러 사회적 요인들, 내수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회전문 관객 감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뮤지컬 업계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 객석을 지킨 것은 회전문 관객들이었다.


지난해 인터파크 조사 결과 2021년 전체 뮤지컬 예매자의 12.6%가 같은 공연을 2회 이상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3회 이상 관람객의 경우는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약 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기간에도 객석을 지켰던 회전문 관객이 움직인 이유는 티켓 가격의 상승의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공연 시장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을 두고 관객층의 증가, 즉 시장 자체의 성장 때문이라고만 해석하긴 어려운 면이 있다. 15만원선(VIP기준)을 유지하던 뮤지컬 티켓 값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상승해 현재는 최고가 19만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티켓 가격 상승이 시장 규모를 끌어올린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회전문 관객들은 뮤지컬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평가하면서 “팬데믹 시기 회전문 관객들이 공연 시장을 지탱하도록 한 것처럼, 이들은 흥행을 좌우하기도 하고, 크게는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티켓 가격이 상승하면서 회전문 관객들의 활동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 눈에 띄는 변화는 새로운 레퍼토리와 다채로운 공연에 대한 수요다. 싸이의 ‘흠뻑쇼’를 비롯해 관객이 함께 즐기는 페스티벌형 공연이 인기를 끌고,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관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최근 업계에서도 이들을 잡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우가 공연 전 로비에 깜짝 등장해 주요곡을 시연한 ‘시카고’, 연습실에 관객들을 초대해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 연극 ‘2시 22분’ 등의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다.


새로운 공연으로 문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다’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등 중소형 작품들은 물론 ‘베토벤’ ‘베르사유의 장미’ 등 대규모 작품까지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창작 뮤지컬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공연 자체로 새로운 자극을 주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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