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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저하에 제과업계 고육지책 “장수 브랜드로 타깃 확장”


입력 2023.08.02 07:21 수정 2023.08.02 07:2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간식에서 안주 대용으로 영역 확대

여름철 맥주 안주 시장 공략한 ‘먹태깡’ 대박상품 반열 올라

판매량 상위 제품 대부분 출시 수십년 된 장수 제품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이마트에서 시민들이 농심 과자 먹태깡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뉴시스

제과업계가 소비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전통적인 과자 소비층인 어린이, 청소년층이 줄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십년 간 사랑을 받아온 장수 제품의 맛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실패율을 줄이고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분위기다.


최근 제과업계에서는 농심의 먹태깡이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26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100만 봉 이상 판매되며 새로운 깡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먹태깡은 농심 ‘깡 시리즈’의 여섯 번째 상품이다.


출시 이후 30% 생산을 늘렸지만 시중에서 잇단 품절사태가 발생하면서 온라인 몰에서는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지난달 30일 먹태깡을 1인당 2봉씩 한정 판매한 이마트에서는 오픈런 행렬이 나타나기도 했다.


농심은 이달부터 현재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스낵의 일부를 타 공장으로 이관하고, 먹태깡 생산에 더욱 집중해 출시 초기 대비 1.5배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출시된 지 수십년이 지난 장수제품 비중이 높은 제과업계에서는 간만의 히트상품이 나왔다는 반응이다.


앞서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2017년 오리온 꼬북칩에 이어 이른바 대박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다만 먹태깡의 경우 초기부터 맥주 안주를 타깃으로 기획됐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에는 단순 간식 수요에서 벗어나 술안주 등으로 기능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오리온 포카칩(위), 롯데웰푸드 고깔콘(아래).ⓒ각 사 취합

지난달 먹태깡 출시에 앞서 오리온은 포카칩 맥스 2종을 내놨다. 대표 스낵 브랜드 포카칩의 확장 상품으로 여름철 맥주,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같은 달 롯데제과도 대표 스낵 브랜드인 꼬깔콘을 업그레이드해 새롭게 선보였다. 더 바삭하고 매콤하게 맛과 품질을 개선했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맥주 안주로 활용하기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제과3사 모두 대표 상품을 새로 선보이거나 업그레이드 한 셈이다.


하루에도 수십개 신제품이 쏟아지는 식음료업종에서 제과업계는 유독 신제품이 귀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탓이다.


실패했을 경우 그만큼 타격이 크다는 의미다. 때문에 이미 검증된 장수 브랜드에 새로운 맛과 향을 더해 출시하는 방식이 일반화 됐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소매점 매출 기준 상위 브랜드는 모두 각 제과기업의 장수 상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부동의 1위 새우깡(1971년)을 비롯해 포카칩(1988년), 고깔콘(1983년), 맛동산(1976년), 오징어땅콩(1976년), 꼬북칩(2017년), 허니버터칩(2014년) 등이다.


2010년 이후 출시된 꼬북칩과 허니버터칩을 제외하면 대부분 출시된 지 35년~50년이 지난 스테디셀러다.


이 같은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요구도 한 몫 했다.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은 오리온 '태양의 맛 썬'은 한 때 2016년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 소실돼 생산이 중단됐다가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에 2018년 다시 출시됐다.


롯데웰푸드의 ‘립파이 초코’는 최근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갑을 돌파했다.


‘립파이 초코’는 지난 2015년 단종된 ‘립파이’의 후속작으로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으로 맛과 품질을 한층 끌어올려 8년 만에 다시 선보인 제품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에 인기가 입증된 장수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 위험 부담도 적고 효율적”이라며 “제과업 자체에 대한 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건기식이나 프리미엄 제품에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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