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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잇단 결함에… 몰래 웃는 '중립기어' 토요타


입력 2023.08.13 06:00 수정 2023.08.13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전기차 늦깎이의 혜안? … 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차 인기

상반기 '역대급' 실적 기록 … 전기차 전환 시간 벌었다

미국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의 대리점에 전시된 도요타 차량.ⓒAP/뉴시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발빠르게 출시한 전기차 모델들이 잇딴 결함으로 리콜 대상이 되면서 토요타가 남몰래 웃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에 중심을 두면서 업계 흐름에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히려 신중한 전동화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내놓은 전기차가 잇따라 리콜 대상이 되고 있다. 벤츠 코리아가 판매한 EQS 450+ 등 4개 전기차종 559대는 고전원 전기장치의 안전기준 부적합으로 이날부터 시정조치에 들어간다.


기아 EV9 8394대는 후륜 구동전동기 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로 지난 10일부터 시정 조치에 들어갔으며, 테슬라 모델S 등 2개 차종 176대는 전방 카메라 제조 불량, 모델X 등 2개 차종 97대는 앞 좌석안전띠 제조 불량으로 지난 7일부터 시정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폭스바겐 ID.4 338대는 연료소비율 과다 표시로 4일부터 경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시정조치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자발적 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된 데 따른 것으로, 국토교통부의 리콜 대상 10개 중 7개는 전기차로 나타났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퉈 출시한 전기차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생하면서 전기차를 '시기상조'로 보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충전 인프라와 화재, 비싼 가격은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크게 성장했던 것과 달리 주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7만 8466대로,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전년 대비 75.6%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그간 상반기면 동났던 전기차 보조금 역시 올해는 절반 가까이 남은 상황이다.


이에 그간 전기차 시장 선점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토요타그룹은 남몰래 웃게 됐다. 그간 토요타는 전동화 전환의 결과물을 '전기차'로만 좁히지 않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루 늘리며 신중한 전동화 전략을 펴왔다.


실제 토요타는 글로벌 브랜드들 중에서도 현재 시장에 내놓은 전기차 모델이 현저히 적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A, EQB, EQS, EQE, EQE SUV, EQS SUV 등 총 6종을 판매 중이고, 현대차그룹이 6종, BMW가 5종을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토요타그룹은 토요타 브랜드 bZ4X,bZ3, 렉서스 RZ 등 총 3종이 전부다.


주춤한 전기차 판매량이 고스란히 하이브리드 차 인기로 이어지면서 토요타의 전략에는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14만138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2%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5.0%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토요타그룹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54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면서 상반기 기준 4년 연속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대수는 166만1774대로 전체 판매량의 30.7%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 인기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을 챙기면서, 전기차 개발에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 경쟁은 과열되는 반면 충전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입증된 차, 불편하지 않은 차를 사려는 경향이 있다보니 충전 인프라 문제와 줄어든 보조금 등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차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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