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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이라고 다 같은거 아니야”…약용버섯 ‘노루궁뎅이’ [新농사직썰-월령가⑪]


입력 2023.08.17 06:30 수정 2023.08.17 06:30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알츠하이머 등 신경계질환 효과 탁월

신품종 ‘노루3호’ 기능성 업그레이드

쓴맛 줄여 소비자 선호도 공략


노루의 궁뎅이 같아서 붙여진 약용버섯 노루궁뎅이. 최근 전남농업기술원이 쓴맛을 줄인 신품종 '노루3호'를 개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노루 궁뎅이처럼 보들보들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 버섯 중에서도 기능성이 가장 높은 버섯이 바로 노루궁뎅이다. 그냥 구워도, 볶아도, 찌개에 넣어도 어디서든 풍부한 식감과 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꾸준한 소비층이 형성돼 있다. 버섯 치고는 제법 단가도 높은 노루궁뎅이는 고유의 쓴맛으로 인해 장바구니에 담기 어려운 버섯 중 하나다. 이런 노루궁뎅이의 대중화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전남농업기술원은 다양한 신품종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름에서 풍겨나는 매력적인 이미지때문인지 노루궁뎅이버섯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버섯이다. 버섯 모양이 노루의 궁뎅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섯은 둥근 우유빛깔 육질에 가장자리는 작은 침으로 형성돼 있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생리활성 물질인 헤리세논과 에리나신이 신경생장인자(NGF)를 활성화시켜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계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대표적인 약용버섯으로 꼽힌다. 국내 재배 농가는 소수다. 특유의 쓴맛이 있어 생버섯은 보조식재료로 이용되거나 건조버섯을 이용한 가공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노루궁뎅이버섯은 2000년대 초반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 품종육성 및 재배법 연구를 시작해 ‘노루2호’등 2품종이 육성됐다. 하지만 품종보호등록이 안돼 국내 고유 품종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다미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소규모 재배가 가능한 노루궁뎅이버섯 소비활성을 위해 쓴맛이 적고 기능성이 높은 신품종 육성 및 확대 보급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했다”며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재배법 개발 연구 끝에 노루3호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슬포슬한 노루궁뎅이버섯 노루3호는 쓴맛을 줄이고 단맛을 강화해 최근 샐러드용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신품종 개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노루3호는 2018년 단포자 교배를 해 2020년까지 계통 선발, 생산력 검정, 농가 현장실증을 거쳤다. 이후 2021년 품종출원을 하고 현재 품종등록을 진행 중이다.


노루3호는 ▲소포장 가능한 소형 노루궁뎅이버섯 재배기술 개발 ▲노루궁뎅이버섯 품종 별 생산량 증대 배지 조성 선발 ▲노루궁뎅이버섯 생버섯 저장조건 구명 등으로 품질개선을 이끌어냈다.


또 여수 돌산버섯・경기도 농민버섯연구소 등 노루궁뎅이버섯 종균배양소 2곳과 품종보호권 계약을 체결해 보급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노루궁뎅이버섯 연구에 있어 전국에서 독보적이라는 자부심이 크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신품종 ‘노루3호’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실제로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2000년대 초반 전국 최초로 노루궁뎅이버섯 연구를 시작했다. 2004년 전국 최초로 ‘노루1호’를 선발육종했고, 2007년에는 품질과 수량성을 높인 ‘노루2호’를 교배육종했다.


현재 노루1호와 노루2호는 전국적으로 보급돼 생산⋅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품종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배기술 개발과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품종 육성 등 소비확대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2020년 노루3호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서도 약용버섯으로 활용됐다. 현대에 와서는 뇌의 신경생장인자를 활성화하는 물질(헤리세논, 에리나신)을 함유하고 있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 예방과 위염, 역류성 식도염 등 염증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약용버섯으로서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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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최근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고 성인병 예방과 극복을 위한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버섯 소비도 다양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소비형태로는 엑기스 등 약용으로 소비가 가장 많았고 버섯 샤브샤브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품종 노루3호 개발에 참여한 김다미 연구사가 노루궁뎅이버섯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인지도 높인 ‘노루2호’…쓴맛을 줄인 ‘노루3호’


노루3호의 탄생은 그동안 탄탄하게 인지도를 높인 ‘노루2호’가 없었으면 개발이 어려웠다. 노루2호는 단연 노루궁뎅이버섯의 인지도를 올리는데 큰 성과를 거둔 품종이기 때문이다.


노루2호는 2007년에 육성한 품종이다. 현재까지 국내 버섯 농가와 소비자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품종도 노루2호다. 주요 특성으로는 생육이 균일해 개체 간 품질차이가 적다. 여기에 수량도 높다. 전국에 보급돼 재배되고 있으며 경상북도와 경기도 생산량이 전국의 56% 정도 차지한다.


노루2호의 경우 생버섯으로 섭취 시 약간의 쓴맛이 있다. 그래서 버섯즙⋅분말⋅환 등 가공제품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생산성 증대 및 판매활성화를 위한 연구결과 노루2호 최적 배지 선발, 소포장 가능한 소형 노루궁뎅이버섯 재배기술 개발 등 재배법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


노루2호의 성장 가능성에 힘입어 개발된 노루3호는 기존 노루궁뎅이버섯보다 쓴맛과 향이 약하고, 단맛이 강하다.육질이 치밀해 자실체가 단단해 수량이 높고, 또한 베타글루칸 함량도 높아(23.9%) 식용은 물론 약용버섯으로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 소비자 평가단을 대상으로 노루3호 품질과 맛을 테스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기존 품종보다 크기가 크고 단단해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특히 버섯 특유의 향이 적으며 씹는 식감이 좋고 단맛이 높아 샐러드에 곁들여 먹거나 살짝 데쳐먹는 등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는 본연의 기능성 성분 뿐만아니라 맛도 있어서 식용버섯으로써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노루궁뎅이버섯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다미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노루궁뎅이버섯은 전라남도에서 최초로 육성한 버섯인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해 전남지역 특화품목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농가소득 향상 뿐만 아니라 소비확대를 통해 국민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8월 31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⑫]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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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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