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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라서 더욱 특별한 박인비의 IOC 위원 도전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8.19 07:00 수정 2023.08.19 07:0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당초 예상 깨고 골프의 박인비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

유창한 영어, 골프라는 특수성 등에 업고 선수위원 도전

IOC 선수위원 후보로 선정된 박인비. ⓒ 뉴시스

총 8년간 스포츠 외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IOC 선수위원 후보로 골프의 박인비가 낙점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제2차 대한체육회 원로회의를 개최하고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골프의 박인비를 비롯해 배구의 김연경, 사격의 진종오, 태권도의 이대훈, 배드민턴의 김소영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대중적인 인지를 고려했을 때 김연경과 진종오가 최종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최종 승자는 박인비였다. 특히 박인비는 국제 대회 성적에서만 진종오(올림픽 금메달 4개)에 뒤처졌을 뿐 나머지 대부분의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아 만장일치 표를 이끌어냈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박인비는 내년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참가 선수들의 지지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선수 위원이 될 수 있다. 이번에 선출하는 선수위원은 총 4명이다.


한국의 후보로 박인비가 선출됐다는 점은 여러 면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일단 한국인 첫 여성 IOC 선수위원이 될 기회 앞에 놓였다. 지금까지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권도 문대성이 처음으로 선출됐고, 임기가 끝난 8년 뒤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탁구의 유승민(현 대한탁구협회장)이 선택을 받아 지금까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유승민 위원이 당선된 2016년에는 역도의 장미란(현 문체부 차관)이 함께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최종 후보로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골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인비. ⓒ XINHUA=뉴시스

박인비의 종목이 골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골프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반면, 영향력이 매우 큰 대표적인 종목이다.


골프는 지난 2016년 리우 대회에서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이는 골프가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IOC 선수위원이 1981년부터 도입됐기 때문에 골프 종목 출신 선수가 선출될 기회는 아직 없었다. 그렇기에 박인비가 당선된다면 골프 역사에 또 한 번 큰 획을 그을 수 있다.


박인비는 준비된 선수위원이다. 이번 면접 당시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뛰어난 영어 구사력으로 면접관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올림픽 전반에 대한 지식, 특히 IOC 선수위원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박인비는 면접을 앞두고 “유승민 위원이 선거 당시 450km를 걸었다고 했다. 나는 500km를 걷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누구보다 굳은 각오를 보이고 있는 박인비가 문대성, 유승민에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외교관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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