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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47년 만의 도전 쓴잔 들어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 추락


입력 2023.08.20 21:31 수정 2023.08.20 21:34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달 탐사선 '루나-25호'를 실은 소유스 2.1b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 AP/뉴시스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호’가 궤도를 이탈한 뒤 달 표면에 추락했다. 옛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시도한 러시아의 야심찬 도전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루나-25호가 예측할 수 없는 궤도로 이동했으며 달 표면과의 충돌로 인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로스코스모스는 앞서 19일 오후 2시 10분쯤 “우주선을 달 착륙 전 궤도로 이동시키는 도중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궤도 진입 명령을 내렸지만 정해진 조건대로 기동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1일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루나-25호는 당초 21일에 달 남극 표면에 착륙해 1년간 달의 내부 구조 연구와 자원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달의 남극은 물과 얼음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달 탐사에 중추적 역할을 할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달 남극은 핵융합의 연료가 되는 헬륨 동위원소(헬륨-3)와 희귀광물 티타늄 등도 많아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루나 25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남극에 도착하는 탐사선이 되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관영 타스통신 등은 발사 당시 “이번 달 탐사선 발사는 1976년 루나 24호를 달에 보낸 지 47년 만”이라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과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린 러시아의 새로운 우주탐사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1976년 8월 18일 달에 착륙해 토양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한 루나 24호는 2013년 중국의 창어 3호가 달에 내릴 때까지 달에 착륙한 마지막 우주선이었다.


루나 25호의 실패로 우주기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진 러시아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로이터는 “(루나 25호의 추락은) 1957년 첫 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1961년 유리 가가린의 인류 최초 우주비행 등 냉전시대 전성기를 맞았던 러시아의 우주 기술이 쇠퇴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루나-25호는 ‘달 남극에 착륙한 최초 우주선’의 영광을 인도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14일 인도가 발사한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3호’가 오는 23일 달 남극에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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