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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감원, 금융사 해외투자 전수조사…中 부동산 여파에 '현미경'


입력 2023.08.25 10:24 수정 2023.08.25 10:25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이르면 내달 초 결과 발표

정부 차원 총력 대응 나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현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사의 해외 투자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중국 부동산 시장으로부터 불어 닥친 위기가 우리 금융시장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보다 정밀한 실태 점검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부는 현재 국내 금융권 자산에서 현지 부동산 업체와 직접 관련된 금액이 4000억원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 당국이 현미경을 들이대기로 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각 금융사의 해외 투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 중이다. 작업에 속도를 더해 이르면 다음 달 초에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발(發) 위험이 우리 금융권에 미친 충격파가 얼마나 될지 정확히 가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지의 대형 민간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채무불이행 위기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의 불안은 국영 기업 등 전방위로 퍼질 조짐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국영 건설사 38개 가운데 18개는 올해 상반기 잠정 손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2021년 제2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가 디폴트에 빠졌고, 이번에 비구이위안까지 디폴트 위기에 처하면서 위기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또 위안양그룹과 완다 등 다른 부동산 업체들도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권의 보유 자금 중에서 중국과 연계된 자금은 은행들만 해도 30조에 육박한다. 실제로 국내 19개 모든 은행들의 중국 내 익스포저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28조1317억원에 이른다.


익스포저는 금융사의 자산에서 특정 기업이나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로 신용 사건 발생 시 받기로 약속된 대출이나 투자 금액은 물론, 복잡한 파생상품 등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금액을 가리킨다.


다만 정부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가 4000억원으로 크지 않다고 강조한다. 현지의 부동산 문제와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그에 따른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단순히 직접 익스포저만 염두에 둬서는 안 된다는 걱정스런 목소리가 나온다. 직접 연계 자산이 아니더라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한 간접 영향까지 생각하면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는 염려다.


특히 4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그림자 금융은 이런 리스크의 불씨로 여겨진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기업이나 금융 상품을 일컫는다. 이런 상품으로 주로 다루는 중국 신탁회사들이 자산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부문에 투자해 온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리스크가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감돈다.


이에 우리 정부 역시 총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기재부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하고, 한국은행·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금감원·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해 24시간 상황을 주시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보다 다양한 부문이 융합돼 있는 최근 금융시장의 여건 상 리스크가 어디로 전이될지 예측이 힘든 만큼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위험 관리 플랜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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