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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내부서도 '홍범도 논란' 비판 목소리…"중도층 떠나갈라"


입력 2023.09.06 11:34 수정 2023.09.06 11:4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윤상현 "홍범도 논란, 우리에게 도움 안 돼"

하태경 "'홍범도 선거' 되면 부산도 다 질 것"

18% 달하는 중도층, 캐스팅 보터로 급부상

"민주당서 건 이념 프레임 벗어야" 주장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뉴시스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내년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의 여론이 악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당내 일각에선 홍 장군 이슈가 지속될 경우 수도권은 물론 PK(부산·경남) 권역에서의 여론도 악화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민생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옮긴다, 아니다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이념이 중요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지만 수도권 중도층은 그걸 그렇게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지역구는 수도권인 인천 동·미추홀을이다.


윤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도 "위기감을 심각하게 못 느끼는 것 자체가 우리한테는 위기"라며 "현장의 여론조사가 중요하다. 어제 그저께도 안철수 의원하고 외통위를 같이 했는데 내가 현장에서 느꼈던 여론인 자영업자들, 젊은이들 얘기했더니 안 의원도 '분당도 밑바닥이 좀 아니에요' 그러시더라"고 재차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했다. 이념이 아닌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당에 우회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이용호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홍범도함 명칭 변경 논란과 관련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율성 기념사업 쪽으로 갔는데 갑자기 물길이 홍범도 장군으로 바뀐 것을 이해를 못하겠다"며, 유리했던 이슈를 스스로 덮고 불리한 판으로 빠져든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의원은 "홍범도 흉상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육사에 세울 때도 생뚱맞다는 논란이 있었기에 이걸 잘 관리하고 통제해서 우리가 유리할 때 '로우 키'로 했어야 했다"며 "원래는 당정 간에 서로 조정을 해서 역할 분담을 해야 하는데 같은 기조로 가니까 제어를 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유일 호남 지역구 의원이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과 하태경 의원(오른쪽) ⓒ데일리안DB

하태경 의원은 홍범도 논란이 PK의 판세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하 의원은 같은날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홍범도 장군을 더 잘 모시기 위해 독립기념관으로 간다 이렇게 방향을 잡고 끝내야지 여기서 자꾸 홍범도 키우면 정말 감당이 안 된다"며 "당 지도부가 총리·장관·대통령실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정리를 해야 된다. 자꾸 '공산주의자는 안 된다' 이것 때문에 지금 꼬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 의원은 "(유권자들은) 니들(국회의원)이 그렇게 한가하냐? 이런 거다. 더 절박한 문제가 뭔지 모른다(고 지적하는 것)"며 "갑자기 철 지난 이념 문제 갖고 이렇게 싸우느냐 해서 굉장히 분위기가 안 좋다. 이런 식으로 총선까지 가서 '홍범도 선거'가 되면 부산도 다 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부산 해운대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해당 의원들의 주장엔 근거가 있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지난 2~3일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내일이 총선이라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0.5%로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인 29.9%와 오차범위 내였다. 특히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18%에 달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36.7%의 지지율로 민주당(25.5%)에 비해 강세였지만, 인천·경기에선 25.9%의 지지율만을 획득하며 34.7%인 민주당에 뒤졌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긍정평가한 이들 가운데 경제·민생을 잘하고 있단 응답은 11.1%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평가하는 이유로 외교·안보(28.2%)와 경제·민생(25.6%)이 비슷하게 나온 것과 대비되는 조사 결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이념 논쟁으로 끌고갔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감지됐다. 최형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에 대해 이념 공세로 몰아붙일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 문제를 두고 갑자기 야권에서 이것이 홍범도 장군의 독립 행적을 지우려는 친일적인 행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는데 처음부터 우리 정부나 대통령실이 언급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사실 홍범도 문제가 이렇게 까지 커질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민주당이 역공하면서 과장되게 커진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논란을 빠르게 정리하고 여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점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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