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고지 전주 떠나 야구 인기도시 부산에 정착
허웅, 최준용 등 국가대표 라인업으로 우승과 인기 두 마리 토끼 사냥
프로농구 최고 인기 구단 중 한 팀인 KCC가 전주를 떠나 부산에서도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BL은 지난달 30일 서울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승인했다.
이로써 전주시와 연고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KCC는 22년 만에 새로운 연고지를 갖게 됐다.
KCC는 전신인 대전 현대를 인수하면서 2001년 5월부터 22년간 전주를 연고지로 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전주시가 체육관 건립 약속을 7년째 지키지 않았다며, 홀대와 신뢰 문제 등을 들어 연고지 이전 검토를 밝혀왔다.
KCC의 새 연고지가 될 부산은 야구 열기가 뛰어난 곳이다. 프로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의 인기가 많아 구도(球都)로 불리기도 한다.
반면 농구는 생각보다 정착이 쉽지 않았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허재, 강동희 등을 앞세운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부산에서 창단해 우승을 거머쥐며 농구 인기를 주도했지만 구단이 2001년 현대모비스에 인수된 뒤 울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부산에서의 동행은 길지 않았다.
kt는 전신인 코리아텐더가 지난 2003년 부산에 정착한 뒤 2020-2021시즌까지 18년 동안 부산에 머물렀지만 야구에 밀려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특히 kt는 2020-2021시즌을 마친 뒤 연습장 건립 문제 등을 놓고 부산시와 마찰 끝에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기며 부산을 떠났다.
KCC는 부산의 정착하게 된 세 번째 남자 프로농구 팀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부산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두 팀과는 달리 KCC에 쏠리는 관심과 기대감은 크다.
특히 KCC는 현재 프로농구 최고 인기 스타인 허웅을 비롯해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라는 국가대표 자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새 시즌에는 FA 자격을 얻은 최준용까지 가세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자이언츠가 5위 KIA에 6게임 차 뒤진 7위로 밀려나 가을야구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에 상심이 큰 야구팬들의 마음을 농구로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무엇보다 서울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부산서 KCC가 빼어난 성적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선다면, 농구 인기 부활에도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