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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도, 프리미엄도 잡겠다…삼성·LG, 유럽서 HVAC·빌트인 '드라이브'


입력 2023.09.07 11:33 수정 2023.09.07 11:33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HVAC·빌트인으로 유럽 친환경·프리미엄 니즈 '정조준'

냉난방 장치 핵심 '히트펌프'…친환경적이나 설치비용↑·보조금↓

전체의 30% 차지하는 유럽 빌트인은 프리미엄 앞세워 양사 적극 공략

삼성전자 모델이 3월 13일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는 냉·난방공조전시회 'ISH 2023'에서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EHS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국내 가전업계 투톱인 삼성과 LG가 냉난방 공조(HVAC) 시스템과 빌트인(붙박이형 가전)으로 유럽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각각 에너지 위기 대응과 프리미엄 니즈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이 시장에서 양사는 오랜 기간 다져온 가전·부품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업체들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탄소중립(Net-zero) 대안으로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이 떠오르면서 이 시장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는 '리파워(REPowerEU)' 계획을 작년 선언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계획 아래 고효율·친환경 냉난방 장치인 히트펌프 설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제품으로 꼽힌다. 히트펌프는 에어컨 원리와 비슷한데, 에어컨이 실외기를 통해 열을 배출한다면 히트펌프는 그 열을 난방으로 다시 활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 같은 니즈에 힘입어 유럽 히트펌프 시장은 2020년 60만대에서 2027년 250만대 수준으로 급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만 하더라도 2024년부터 연간 50만대의 히트펌프를 설치할 예정이어서 냉난방 공조 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삼성과 LG는 자사 기술력을 앞세워 장악력을 늘리고 있다. LG전자의 제품명은 '써마브이(Therma V)'로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Air to Water Heat Pump)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유럽 ErP(Energy-related Products) 에너지등급 중 가장 높은 A+++를 만족한다. 유럽에서는 공기열원을 신재생에너지로 간주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 년전부터 유럽서 히트펌프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초에는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 ‘EHS(Eco Heating System)’ 신제품을 독일 전시회에서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1~11월) 유럽 EH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성장했다.


LG전자가 현지시간 3월 13일부터 17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 공조 전시회 ‘ISH 2023’서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등 맞춤형 냉난방 공조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 LG전자 직원이 차세대 친환경 냉매 R290을 적용한 실내외기 일체형 히트펌프 신제품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다만 바일란트 등 유럽 현지 제조업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히트펌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으로, 유럽 텃밭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남다른 기술 경쟁력이 요구된다. LG전자는 자사 기술로 만든 핵심 부품으로 유럽 시장을 충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2일(현지시간) IFA 2023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히트펌프 핵심은 콤프레샤와 인버터 기술"이라며 "콤프레샤가 대용량으로 가게 되면 스크롤펌프가 들어가는 데 우리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걸 제어하는 인버터에서는 오래전부터 기술적인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 우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높은 설치 비용과 보조금 삭감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포브스 홈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평균 비용은 5500파운드(약 900만원)다. 코트라는 3월 발간한 '영국 히트펌프 시장동향'에서 "가정용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설치비용이 일반 가스보일러의 4~5배"라며 "별도 장치 또한 필요해 설치 면적도 많이 차지한다"고 했다.


실제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보조금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설치 비용이 비싼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에너지 비용이 경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삼성전자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 빌트인에서도 삼성과 LG는 프리미엄 분야를 중심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유럽 빌트인 시장은 작년 기준 244억 달러(약 32조원) 규모로 향후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프리미엄 제품군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한국을 비롯해 유럽, 동남아 등에 출시하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인피니트 라인은 냉장고·오븐·인덕션·스마트 후드·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되는 데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 컬러감으로 제품 자체를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주방 가구와도 조화를 이루도록 '빌트인 룩(Built-in Look)'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꼭 맞춘 고급스러움으로 빌트인의 본고장인 유럽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경우,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앞세워 2018년 빌트인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에는 대중적인 매스 프리미엄 제품군도 추가해 볼륨존 공략에도 나섰다.


매스 프리미엄은 비교적 높지 않은 가격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뛰어난 제품으로, 고객들의 선택지를 다양화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현지시간) 열린 IFA 2023에서는 인스타뷰 오븐, 식기세척기, 후드 일체형 인덕션 등 현지에 최적화된 빌트인 주방가전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럽 빌트인 주방가전 신규 라인업이 적용된 주방 인테리어 연출 컷ⓒLG전자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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