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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흔들리는 부동산원 집값 지수, “주간통계 실효성 의문”


입력 2023.09.22 06:16 수정 2023.09.22 06:16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에 청와대·국토부 개입 의혹 불거져

당시 5년간 서울 집값…부동산원 19.5%·KB 62.20% 상승 주장

“조작 아니더라도 주간통계 의미 없어…정확한 시장 반영 어려워”

한국부동산원에서 조작 의혹으로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다만 조작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등 주간통계가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부동산원에서 조작 의혹으로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다만 조작 가능성을 차치하더라도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등 주간통계가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서 수사 요청한 사건이 대검지검에 배당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5일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은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94회 이상 부동산원 통계작성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수치를 조작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통계 발표 전 작성 중인 내용에 대해 사전에 보고토록 하고 집값 상승률을 왜곡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7년 5월 이후 5년간 서울 주택 가격은 부동산원 기준으로 19.46%, KB부동산 기준으로 62.20% 오르는 등 통계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통계가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잘못 이용하면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통계 신뢰성과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통계자료를 만드는 기관이나 업체들에게 어느 정도 독립성과 독자성을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통계 조작이 아니더라도 이미 주간통계의 신뢰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간과 부동산원의 통계 사이에 괴리감이 있어서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된 시점을 보더라도 부동산원은 7월 셋째 주(17일), KB부동산은 8월 둘째 주(14일)로 발표했다.


물론 각 기관의 표본 수와 조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시장 흐름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된다. 부동산원은 3만2000여 가구를 표본으로 실거래가를 반영하되 실거래가 없을 경우 인근 단지의 유사한 사례를 활용한다. KB부동산은 6만2000여가구의 실거래를 조사하고 실거래가 없을 경우 공인중개사를 통해 가격을 반영한다.


서진형 교수는 “부동산 가격은 일주일 단위로 변화한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수가 있어서 발표 주기를 최소 보름에서 한 달로 조절하게 되면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을 반영한 변동률을 발표할 수 있다”며 “주간통계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창무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조작 여부를 떠나 부동산원의 통계는 그 기능을 상실했다”며 “예를 들어 주간통계에서 집값이 0.01% 올랐다는 것은 실제 조사를 했을 때 100가구 중 1가구만 가격이 5억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올라도 0.01%가 오른 것이 된다. 이 과정에서 조사원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어 직·간접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통계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원을 비롯해 KB부동산, 부동산R114 등을 살펴보면 상승 반전하는 시기가 차이난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원 주간통계 자료는 중위권 가격을 중심으로 조사된다. 평형별로도 가격이 다 다른데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정확한 데이터로 통계를 발표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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