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송재호 의원 “귤이 회수 건너면 탱자 된다는 말처럼”..고향사랑기부제 변질 지적


입력 2023.10.12 11:00 수정 2023.10.12 11:0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 “행정안전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지적

모금액 실적 저조 원인으로 고향사랑e음 개선에 소극적인 행안부 행태 꼽아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 ⓒ 송재호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제주시 갑·행안위)이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실적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기부자의 편의가 고려되지 않은 플랫폼 고향사랑e음의 설계가 잘못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12일 송재호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의 가장 큰 문제는 ‘모금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결과는 265억원으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 일본이 고향세를 도입한 2008년 모금액이 75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35% 수준에 불과하다. 고향세 도입 당시 온라인기부가 안 되고, 기부금 영수증 발급도 안 되는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우리와 비교할 때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는 ‘고향사랑e음’플랫폼의 잘못된 설계가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자체 이름을 선택하고, 답례품을 선택하는 UI/UX는 플랫폼을 다시 구축하지 않는 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기부하는데 여전히 이중으로 기부 시스템에 접속해야하는 지금의 방식은 복잡하고 많은 에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향사랑e음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행정안전부는 지난 9개월 동안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하며 지자체와 기부자들의 신뢰를 잃었고, 이는 저조한 모금 실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송 의원 측 진단이다.


또 다른 문제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이 지자체의 자치사무인데 행정안전부가 ‘과열경쟁’을 우려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송 의원 측은 행정안전부의 과도한 개입의 원인은 지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통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통해 자신들의 권한과 힘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의 전략적 모금방식에 대해 과열경쟁을 우려해 개입한 결과가 8월 말 기준으로 265억 원에 불과한 모금 실적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여러 목표 중에는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모금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지방자치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모금 실적이 저조해서 발굴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행정안전부의 ‘고향사랑기부제 개선 요구사항 및 향후 추진계획’에 의하면 기부 편의를 위해 기부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했다. 즉, 간편결제가 가능하도록 고향사랑e음과 민간앱을 연결해서 기부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준비할 때 연결하지 않고, 9개월이 지난 현재 편의성을 언급하는 것은 행정안전부는 성공적인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민간위탁 여부 및 허용 시 절차와 기준 등 세부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법과 시행령에 없는 다양한 규제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권한이 자자체에 있는 만큼 민간위탁 여부도 지자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세부 사항을 검토 예정하는 것은 행정안전부가 지자체들의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 지금처럼 과도하게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의 모금 주체는 지자체다.


지자체 해당부서 관계자들은 “과열경쟁을 우려한 행정안전부의 과도한 개입은 중단되어야 한다. 지자체에 맞는 모금전략과 방식을 지자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지자체의 성숙한 자치역량을 믿고 맡기는 것이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행정안전부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송재호 의원은 “지자체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재정자립을 보조하기 위한 좋은 취지로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가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제도가 되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옛 속담이 딱 들어맞는 지금의 상황을 초기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