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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천조국-1] ‘아싸’에서 ‘인싸’된 K-배터리, 부지런히도 달렸다


입력 2023.10.16 06:00 수정 2023.10.16 06:0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일감 쓸어 담는' 배터리3사, 누적 수주액 1000조 돌파

"세계가 우릴 주목해"…기세 몰아 글로벌 우위 공고히

위협적인 中, 韓만의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각 사 공장 이미지 및 CI. ⓒ박진희 데일리안 그래픽 디자이너

전기차 시대 개막과 함께 배터리가 '산업의 쌀'로 떠오르면서 오랜 기간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고 기술력을 축적해 온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1000조원’의 일감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 산업은 더 이상 '돈 먹는 하마'가 아닌 '성장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도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선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 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업계에서의 지위, 그리고 앞으로 남은 과제들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전기자동차 보편화가 요원했던 내연기관 시대 속에서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우리 배터리기업들은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어느새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된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존재감은 크게 부각되고, 이제 그룹 내에서 없으면 안될 핵심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배터리산업을 이끌어 온 3사가 누적 수주액 1000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앞으로도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외 증설 확대, 다양한 폼팩터 및 미래 배터리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집중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우위를 공고히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본 완성차업체 토요타와의 공급 계약 등으로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누적수주액은 1000조원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토요타의 계약 규모는 최소 30조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증권가와 각 사의 실적발표를 통해 추산한 각 사의 기존 누적 수주액은 LG에너지솔루션 440조원, SK온 290조원, 삼성SDI 약 260조원, 총 990조원으로 집계된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이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한국만의 독보적인 기술력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만 매진해 온 국내 배터리기업들은 진출 당시 배터리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기업들을 이미 여유롭게 따돌린 상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금도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를 중점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을 사로잡은 배터리3사를 중심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결과 지난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48.9% 성장한 약 429.0GWh를 기록했는데, 이는 배터리3사가 견인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매년 상반기 서울에서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를 찾는 발걸음이 매해 증가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배터리3사의 글로벌 우위가 크게 부상했단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언제 이렇게 컸어?”…中 위협은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

막강한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과는 다른 전략으로, 일명 ‘싼 맛’으로 밀어붙이는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3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돼버렸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중국 기업들은 최근 들어 유럽에도 발을 뻗치며 글로벌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3사가 이미 확보한 탄탄한 기술력과 함께 적극적인 미래 투자를 바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어 쉽게 추격을 허용할 것으로 우려되진 않는다. 올해 상반기 3사의 R&D 투자액만 보더라도 1조원을 훌쩍 넘긴다. 총 1조 2190억원으로, 투자 비용은 배터리3사의 성장과 함께 매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싼 맛’ 공세에 맞불 작전도 놨다. 배터리3사 모두 중국 기업들의 주력 제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했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제품이었던 만큼 빠른 시일 내 양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통해서도 중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3사 중 삼성SDI가 오는 2027년 가장 먼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후 2028년 SK온이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이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보다 현재 기술력이 우수하다고 마음을 편히 놓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계속 해왔던 대로 중국을 견제하며 잘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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