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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중기특화 증권사’…업계 무관심 속 방치


입력 2023.10.17 08:00 수정 2023.10.17 08:00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크라우드펀딩 실적 4년째 1건에 그쳐

코넥스 지정 자문인도 미미…IBK證 4건

업계 “코스닥 IPO 등 인센티브 확대해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중소·창업 기업들의 자금조달 및 모험자본 공급 촉진을 위한 취지로 마련된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제도(중기특화 증권사)가 큰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신용도 등 리스크 대비 자금 규모 자체가 작다 보니 큰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선 추가 인센티브 부여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온라인소액투자중개) 포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가 중개를 맡았던 거래는 IBK투자증권에서 진행한 1건(유브이글로비스) 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크라우드펀딩은 금융권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이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를 신설하면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크라우드펀딩 중개 역할을 맡긴 바 있다.


다만 2017년 62건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의 크라우드펀딩 중개 실적은 2018년 39건에 이어 2019년 9건 등으로 급감했고 지난 2020년 이후 4년째 매년 1건씩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6월 IB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DS투자증권·SK증권 등 7개사가 4기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됐지만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 사업 관련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또 한국거래소가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자금 회수를 위해 개설한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시장(KSM)의 올해 총 거래대금도 2억3177만원에 불과하다. KSM은 스타트업 등의 코스닥·코넥스 이전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한국장외시장(K-OTC)과는 달리 양도세 비과세 혜택 등이 적용되지 않는 등 큰 메리트가 없다.


아울러 중기특화 증권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코넥스 시장 지정 자문인 실적도 미미하다. 가장 많은 실적을 쌓은 IBK투자증권이 지난 5월 큐라켐·삼미금속, 8월 한국피앰아이엠, 이달 12일 바이오텐 등 4건에 그쳤다. SK증권도 지난 7월 길교이앤씨 1건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 등으로 해당 제도에 대한 중소·창업 기업들의 유인 효과가 적고 이에 증권사 참여도 저조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에 중기특화 증권사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코스닥 지정자문 혜택과 중소기업의 신용공여 허용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금융 혜택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도 초기에는 중기특화 증권사들이 중소기업과 관계를 쌓아 향후 해당 기업 기업공개(IPO)시 주관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다만 업무 대비 저조한 수익과 IPO 시장 내 대형사 쏠림 등이 이어지면 사업을 지속할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이지만 중소기업의 IPO 역시 대형 증권사가 장악하는 상황은 이어지면서 중기특화 증권사에 선정돼도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중기특화 증권사에게 중소기업에 대한 주식발행(ECM) 및 채권발행(DCM) 업무 관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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