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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타고 ‘쑥’…“이젠 전 세계인이 먹는다” [K푸드 수난역사①]


입력 2023.10.23 07:14 수정 2023.10.24 11:0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글로벌 한류 바람 타고 K-푸드 ‘인기’

한국 라면 해외서 간판 메뉴로 통해

김치도 세계인의 식탁에 속속 오르는 중

‘치맥’ 문화 역시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

미국인들이 한국 라면을 즐기고 있는 모습. ⓒ농심

K콘텐츠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K푸드 역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찾아 먹는 인기 식품으로 거듭나게 됐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식품을 벤치 마킹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했지만, 이제는 해외 식품사들이 한국 식품에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연구하는 방향으로 반전 됐다. 급기야 해외에서 한국 식품과 비슷한 맛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패키징에 한글까지 새기고 해외 소비자를 속임수로 유인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고유 자산을 지키기 위해 법적 다툼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가짜’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안은 쫓고 쫓기는 원조 논란과 미투 식품의 역사 아닌 역사에 대해 4회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로벌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수출 판로를 열고 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K콘텐츠에서 본 음식들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커지면서 K푸드 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실크로드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급기야 한국 음식을 주제로 한 예능도 나왔다.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 멤버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에서는 라면을 주메뉴로 해외에서 작은 분식점을 운영하는 과정을 담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고 시청률은 9.3%(2회)로, 매회 높은 화제성과 힐링을 선사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배우 이정재가 삼양라면을 부숴 스프를 뿌려 먹는 장면, 그룹 BTS 멤버 뷔가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 등이 해외에서 소비심리를 부추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등 즉석 면류 수출액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8억6200만 달러(1조16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9월까지도 라면 누적 수출액은 6억9700만 달러(9400억원)로 전년보다 약 23% 증가하며 신기록을 달성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라면은 해외서 간판 메뉴로 통한다.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 진출한 국내 식품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1963년 9월 국내에서 처음 라면을 생산한 삼양식품은 해외사업 부문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업계 1위 농심의 신라면은 이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2018년 국내외 각각 4100억원, 3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신라면은 2021년부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역전하더니 지난해 각각 4400억원, 6200억원으로 판세가 완전히 해외 매출로 기울어졌다.


해외 곳곳엔 마니아층도 형성된 상황이다.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즐겨 먹는 제품으로 꼽히며 전 세계 팬덤에 제품이 알려졌고, SNS에서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가 확산해 해외에서 입지를 굳혔다.


해외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없던 제품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농심은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광을 안은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로 주목을 받은 이후, 해당 제품을 정식 상품화 하기도 했다.


향후에도 해외서 한국 라면의 인기는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매운 라면 순위’를 매기고 챌린지(도전)하는 트렌드까지 생겼다.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운맛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라면업계가 매운 맛을 내세운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도 K푸드의 수요는 더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엔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합리적 소비 니즈가 늘었고, K-콘텐츠 확장에 따른 K-푸드의 수요가 더해져 한국 라면 매출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 오로라시 빌리지온더파크 BBQ 매장 전경ⓒ제네시스BBQ그룹

라면과 함께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김치 역시 세계인의 식탁에 속속 오르고 있다. 대표 전통식품인 김치의 경우 주력시장인 일본은 물론 미국·EU 등에서도 꾸준히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9월 누적 기준 김치 수출액은 1억1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9% 상승했다.


‘치맥(치킨+맥주)’ 문화도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지난 2014년에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극중에서 전지현이 즐겨먹던 ‘치맥’이 중국에서 유행한 것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하나의 시초가 됐다.


해외 곳곳에서는 한국 치맥 문화를 앞다퉈 조명하며 잇따라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치킨을 ‘새콤한 사각 무절임과 한국식 양념이 거부할 수 없는 맛을 자랑한다’고 평가했고,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도 ‘K-’ 접두사와 함께 ‘치맥’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치킨 3사(교촌치킨·BBQ·bhc치킨) 모두 미국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장 매장이 많은 곳은 BBQ로 미주 전역을 대상으로 약 250개의 매장(직영·가맹점 포함)을 갖고 있다. 직영 매장의 경우 BBQ 미국 법인이 위치한 뉴욕 맨해튼 2곳과 잉글우드 1곳 등 동부에 있다.


교촌치킨도 올해 2분기 기준 3개 매장(모두 LA 지역)을 운영하다가 9월 하와이에도 매장(하와이 1호점)을 열었다. bhc치킨은 올해 2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직영 1호점인 LA파머스마켓점을 열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K콘텐츠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구조적 한계로 꼽히면서 세계화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선입견을 깬지 오래”라며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잇따라 소개되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의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들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면·김치·소주 ‘원조’ 논란 어디까지?” [K푸드 수난역사②]>에서 이어집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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