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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잿밥서 손 떼고 제 할 일부터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4.11.21 07:00 수정 2024.11.21 09:04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금융·보험에 대한 경험 '전무'

임명부터 낙하산 논란 컸는데

본업 아닌 정치적 이슈만 쫓아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보험연수원

하태경 신임 보험연수원장이 본업인 보험보다 잿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험연수원장 신분으로 고려아연 사태에 대한 자평부터 기업 준법감시인에 대한 준법교육 의무 강화의 필요성,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무용론까지 보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안들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보험업권이 아닌 자본시장, 더 나아가 정치인스러운 발언을 내뱉고 있다. 개인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고려아연 사태는 좁게는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정책의 방향, 넓게는 한국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의정 갈등 해법으로 의대 한의대 교육 통합을 진지하게 논의합시다", "기업 준법감시인에 대한 훈련교육을 의무화해야한다", "국가 밸류업 정책은 전혀 효과가 없다"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물론 하 원장이 지적한 내용은 금융권에 대해 할 수도 있는 직언이다. 그러나 현재 하 원장은 현재 보험연수원의 수장을 맡고 있다. 보험연수원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적절한 말을 했다고 평가받기 어렵다.


더구나 하 원장은 보험연수원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낙하산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보험연수원장이 최근 정치인들이 돌아가면서 맡아 온 자리라지만, 하 원장은 금융이나 보험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는 점에 더더욱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하 원장은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당시 국회교통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보험은 커녕 금융권과 밀접한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활동은 전무했다.


그런 와중 보험연수원장 신분을 달고 본업인 보험 보다 다른 이슈에 대해 왈가왈부를 하다보니 일각에서는 보험연수원장 신분임을 망각하고 아직 정치인으로 착각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하 원장이 오고 나서 보험연수원의 보도자료 배포 방식이 바뀐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다. 하 원장이 취임하기 전 보험연수원은 이메일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하 원장이 취임한 다음 달부터는 보도자료 배포 방식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그 내용 또한 하 원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용을 복사해 배포하고 있다. 하 원장의 SNS가 곧 보험연수원 보도자료가 되는 마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험연수원 홍보팀이 하 원장 개인 홍보팀으로 전락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은 규제산업이다. 다른 금융업권들 중에서도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보험연수원의 수장은 보험업의 미래를 그려야 할 자리다.


하 원장이 시작 전부터 붙어있는 낙하산 꼬리표를 떼고 싶다면 보험에 올인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이제라도 본업에 충실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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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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