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영풍제지 끝없는 하한가에 커지는 미수금 손실...속타는 키움증권


입력 2023.11.02 17:04 수정 2023.11.02 17:0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7거래일 연속 하한가…연일 기록 경신

매도 대기 물량 많아 추가 하락 가능성

미수금 손실 4천억…반대매매 회수 ‘주목’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키움증권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된 영풍제지가 연일 하한가를 지속하면서 키움증권의 미수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영풍제지는 전 거래일 대비 1710원(29.90%) 하락한 401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6일 거래 재개 후 6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거래가 정지되기 전인 지난달 18일까지 포함하면 7거래일 연속 하한가다.


영풍제지는 지난달 18일 주가가 29.96%(1만4500원)나 급락했고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날부터 영풍제지에 거래 정지를 내렸고 이후 지난달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된 바 있다.


거래 재개 전 영풍제지의 주가가 3만39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88.17%나 내린 것이다. 거래 정지 전 하한가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달 17일 종가(4만8400원)와 비교하면 91.71%나 하락했다.


이에 영풍제지는 연일 역대 최장 하한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15년 6월 가격 제한 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기존 역대 최장 하한가 기록은 지난 2016년 5거래일 하한가를 기록한 봉제의복 제조기업 코데즈컴바인이었는데 연일 새로 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다.


영풍제지가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면서 미수거래(투자자가 거래대금 중 종목별로 정해진 증거금률에 해당하는 돈만 내고 주식을 매수한 후 나머지를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로 인한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키움증권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난달 18일까지 증거금률(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40%로 유지하다가 거래가 정지된 19일에서야 100%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올해 초부터 지난 7월까지 영풍제지 증거금을 속속 100%로 상향 설정한 것과는 달랐다.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면서 키움증권 계좌를 통한 투자자들은 현금 40만원만 있으면 주식 100만원어치를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60만원은 실제 주식이 계좌로 입고되는 날(거래일로부터 2영업일) 이전까지 납부하면 됐다.


키움증권으로서도 투자자들이 3일 안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산 주식을 강제로 내다 파는 반대매매를 진행해 못 받은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있었지만 영풍제지가 거래재개 이후에도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주식 매수 수요자가 없으면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거래 재개 이후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매도 대기 물량이 워낙 많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풍제지 CI.ⓒ영풍제지

이날은 그동안과는 달리 거래량이 늘어 약 745만주 가량이 거래되면서 거래대금도 298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매도주문 잔량이 약 2547만8873주로 전체 유통 가능 주식수(4416만7000주)의 약 58%에 달한다. 여전히 높은 매도세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하한가가 더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날 기준 키움증권 미수금 손실액은 약 40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대매매 물량을 감안해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손실 규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앞서 키움증권이 지난달 20일 공시를 통해 밝힌 영풍제지의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으로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반대매매로 미수금이 일부 회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유의미한 수치는 아닐 것”이라며 “매도 대기 물량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영풍제지의 모기업 대양금속은 이틀 연속 반등했다. 이날 대양금속은 전 거래일 대비 5.22%(76원) 상승한 1532원에 마감했다. 전날 거래 재개 5거래일 만에 반등해 가격 제한 폭(336원·30.00%)까지 오르며 거래를 마쳤는데 회복세를 이어갔다.


대양금속은 거래 정지 이전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로 주가가 65.54%(3250→1120원)나 하락했지만 이날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하면서 이틀 연속 우상향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