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러시아 소형 컨테이너
北 내륙 곳곳에서 포착돼
각종 포탄 및 장비 전달됐을 듯
"단거리 탄도미사일 지원 정황"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정황이 연이어 포착되는 가운데, 군 당국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각종 무기체계가 러시아로 넘어갔다는 정보는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지만, 탄도미사일 관련 움직임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2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정황은 지난해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다"며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전인 8월부터 러북 간 해상을 이용한 무기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항에서 9월 7~8일, 12일 각각 촬영된 위성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를 다수 적재한 선박이 두 항구를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도 비슷한 시기인 같은 달 13일,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 당국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이전부터 러북 간 군사협력 방안이 상당 부분 합의됐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향한 컨테이너는 총 2000여 개로 추정된다. 컨테이너는 길이 6m, 폭 2.56m 정도의 '소형'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2000여 개의 컨테이너에 122mm 방사포탄을 가득 실으면, 20만 발 이상을 운송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공간을 152mm 일반 야포 포탄으로 채우면 100만 발 이상 탑재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다양한 무기체계를 러시아에 넘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사포탄과 일반 야포 포탄 외에도 △t-52·t-62 등 t계열 전차포탄 △방사포·야포·소총·기관총·박격포 등의 장비 △휴대용 대공 및 대전차미사일 등을 운송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지원하는 정황이 일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 지원 방식과 관련해 열차 및 항공기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런 정황들은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운송용 소형 컨테이너에 탄도미사일을 원형 그대로 싣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다른 운송 수단을 활용했을 거란 관측이다.
해당 관계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운송됐다는 근거와 관련해 "상세히 말하는 것은 제한된다"며 "그런 정황이 있다고만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과 러시아 간 선박 운항이 최근 들어 빈번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러시아 컨테이너가 북한 내륙 곳곳에서, 특히 탄약시설 인근 지역에까지 식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8~9월까진 선박 1척이 일주일 정도 단위로 운항했다"면서도 "지금은 최대 3~4척이 계속 식별되고 주기는 3~4일 정도다. 많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컨테이너가 북한 내륙 지역의 많은 장소에서 식별되고 있다"며 "열차가 서로 갈라지는 곳이나 열차를 보관하는 장소인 조차장 인근, 북한 탄약시설이 있는 지역 인근에서 많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코로나 전 평시에도 러시아 컨테이너가 내륙지역까지 발견된 적은 없었다"며 "8월 이후 많이 식별되고 있고, 주변에 탄약 저장시설 일부가 산재해 있다. 탄약류가 많이 반출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무기 지원 대가로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이전 및 협력 △전투기 및 관련 부품 지원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 무기 및 장비 공급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권 안정과 겨울 대비를 위해 식량·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논의할 거란 관측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시기와 관련해선 "10월(내) 3차 발사를 공언했지만 (러시아로부터) 기술자문을 받으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간이 조금 지연되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엔진 시험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단기간 내 발사 가능성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발사 임박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황들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