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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까지 넘겼나


입력 2023.11.03 04:00 수정 2023.11.03 04: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선박용 러시아 소형 컨테이너

北 내륙 곳곳에서 포착돼

각종 포탄 및 장비 전달됐을 듯

"단거리 탄도미사일 지원 정황"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정황이 연이어 포착되는 가운데, 군 당국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각종 무기체계가 러시아로 넘어갔다는 정보는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지만, 탄도미사일 관련 움직임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2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정황은 지난해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다"며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전인 8월부터 러북 간 해상을 이용한 무기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각)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항에서 9월 7~8일, 12일 각각 촬영된 위성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를 다수 적재한 선박이 두 항구를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도 비슷한 시기인 같은 달 13일,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 당국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이전부터 러북 간 군사협력 방안이 상당 부분 합의됐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향한 컨테이너는 총 2000여 개로 추정된다. 컨테이너는 길이 6m, 폭 2.56m 정도의 '소형'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2000여 개의 컨테이너에 122mm 방사포탄을 가득 실으면, 20만 발 이상을 운송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공간을 152mm 일반 야포 포탄으로 채우면 100만 발 이상 탑재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다양한 무기체계를 러시아에 넘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사포탄과 일반 야포 포탄 외에도 △t-52·t-62 등 t계열 전차포탄 △방사포·야포·소총·기관총·박격포 등의 장비 △휴대용 대공 및 대전차미사일 등을 운송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지원하는 정황이 일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 지원 방식과 관련해 열차 및 항공기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런 정황들은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 운송용 소형 컨테이너에 탄도미사일을 원형 그대로 싣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다른 운송 수단을 활용했을 거란 관측이다.


해당 관계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운송됐다는 근거와 관련해 "상세히 말하는 것은 제한된다"며 "그런 정황이 있다고만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은 북한과 러시아 간 선박 운항이 최근 들어 빈번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러시아 컨테이너가 북한 내륙 곳곳에서, 특히 탄약시설 인근 지역에까지 식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8~9월까진 선박 1척이 일주일 정도 단위로 운항했다"면서도 "지금은 최대 3~4척이 계속 식별되고 주기는 3~4일 정도다. 많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컨테이너가 북한 내륙 지역의 많은 장소에서 식별되고 있다"며 "열차가 서로 갈라지는 곳이나 열차를 보관하는 장소인 조차장 인근, 북한 탄약시설이 있는 지역 인근에서 많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코로나 전 평시에도 러시아 컨테이너가 내륙지역까지 발견된 적은 없었다"며 "8월 이후 많이 식별되고 있고, 주변에 탄약 저장시설 일부가 산재해 있다. 탄약류가 많이 반출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군 당국은 북한이 무기 지원 대가로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이전 및 협력 △전투기 및 관련 부품 지원 △방공시스템 지원 △노획한 서방 무기 및 장비 공급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권 안정과 겨울 대비를 위해 식량·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논의할 거란 관측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시기와 관련해선 "10월(내) 3차 발사를 공언했지만 (러시아로부터) 기술자문을 받으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간이 조금 지연되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엔진 시험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단기간 내 발사 가능성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발사 임박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황들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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