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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과 민주당 제주지사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3.11.15 14:43 수정 2023.11.15 14:45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인요한 과제는 결국 '중도층 사로잡기' 아닌가

통합·치유 취지 좋았지만, 아쉬운 행보

국민의힘인요한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제주를 찾아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지난달 30일 첫 외부 공개 일정으로는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었다. 보수 정당에서 등한시 해온 제주 4·3과 광주 5·18 챙기기에 '호남 출신'의 인 위원장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도층에게 국민통합·지역주의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제격이다. 그런데 제주에서 민주당 소속의 제주지사를 만났더라면 그 의미는 한층 더 부각 됐을 것이다.


인 위원장은 제주에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만나지 않았다. 4·3 평화공원 참배 직후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직자와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 인 위원장이 민주당의 오 지사를 만났다면, 국민의힘 제주 당원들과의 만남은 다소 관심에서 멀어졌을 것이다. 인 위원장은 당원 챙기기를 선택했다. 제주시측은 '인요한 혁신위'가 요청하면 4·3 평화공원에서 인 위원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초청받지 못한 행사에 함부로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서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제주 은갈치 축제를 찾았을 때, 김 여사는 오 지사와 만났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제주를 찾은 적은 있었지만, 당선 이후에는 찾은 적이 없었기에 김 여사와 오 지사의 만남이 더 뜻깊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혁신위원장 취임 이후 통합 행보를 보여온 인 위원장이 민주당측 김영록 전남지사·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을 연달아 만나며 보폭을 넓혀온 터라, 이번 제주지사와의 만남 불발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인 위원장의 과제는 결국 국민의힘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아 내년 총선 승리에 일조해야 하는 것이다. 신사협정이 무색하게도 여야가 '노란봉투법·방송3법' '이동관 탄핵'에 대치에 대치를 거듭하며 싸우고 있을 때, 국회 밖에서 여야를 넘어선 화합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인 위원장이 마음 써 챙긴 국민의힘 제주도당 간담회는 허용진 도당 위원장과 당원들의 고성·싸움으로 얼룩졌다. 외연 확장을 하러 당에 구원투수로 들어 온 인 위원장이 당 내부 싸움중재나 하고 왔다니 더욱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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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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